박찬호 "추신수, 지금의 역경을 즐겨라" 격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올 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추추 트레인'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에게 '코리안 특급' 박찬호(42)가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박찬호는 26일(이하 한국시각)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www.chanhopark61.com)에 '기다림은 다시 희망을 만든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 내용은 최근 부진이 깊어지고 있는 추신수에 관한 것이었다. 추신수는 27일 LA 에인절스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시즌 타율 .105(48타수 5안타)에 그치고 있다.

박찬호는 "어느 누가 그의 마음을 이해할 것인가. 그는 나와 비슷할지도 모를 시간들을 겪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더 고통스럽고 더 힘겨울 거란 짐작을 한다"라고 추신수의 마음을 헤아렸다.

박찬호 역시 추신수처럼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2002시즌을 앞두고 FA 권리를 행사, 5년 6500만 달러란 거액에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던 박찬호는 공교롭게도 텍사스 입단 후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추신수 역시 지난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에 FA 계약을 맺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박찬호는 "그를 생각하면 주마등처럼 지난 나의 시간들이 떠오른다. 잃어버렸던 일들도 다시 기억이 나서 이를 깨물기도 한다. 분노와 배신감으로 세상이 너무 싫어 보였던 기억이 난다"라고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다.

이어 박찬호는 추신수에게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후배(추신수)에게 알려주고 싶다. 잘 생각해보면 오래 전 마이너리그에서의 힘겨움들이 더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견디기 어려워도 지금의 시간은 오래 전 그 시절에 끊임없이 간절히 꿈꾸었던 시간이었다는 것을 잊지마라. 그리고 더욱 중요한 건 참고 견디다 보면 지금의 이 선배처럼 지난 그 시간들이 오히려 더 고맙게 느껴지고 더욱 값진 수업의 시간이 된다는것을. 그러니 다시 반전을 하여 훌륭함을 보여주려고 너무 애쓰지마라"

박찬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럴 때일 수록 평소처럼 지내야 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냥 오래 전부터 해왔던 것처럼 계속 가면 된다. 철저하게 지금의 역경을 즐겨라. 그리고 공부하라. 하루 하루 용기와 미소만 잃지마라. 매일매일 새로움을 찾아라.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라"는 게 박찬호의 말이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이 누구인지만 잃지 않길 바란다"는 박찬호는 "멋진 인생은 더 많은 홈런도 안타도 아니다. 자신의 삶의 진정한 주인을 지키는 일이다"라고 추신수가 '큰 그림'을 그리고 재기하기를 바랐다.

[박찬호(왼쪽)와 추신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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