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웹툰과 열애중①] 그들은 왜 웹툰을 사랑 할까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드라마가 웹툰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드라마가 웹툰에게 사랑을 고백했고, 웹툰은 그에게 응답했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웹툰은 드라마나 영화로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현재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와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슈퍼대디 열'이 방송중이고,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5월 방송을 목표로 촬영중이다. 또 7월에는 MBC는 '밤을 걷는 선비'가 전파를 탄다. 공중파와 케이블 채널을 막론하고 한 방송사에 한작품은 방송중 혹은 예정중이다.

웹툰을 드라마화 하는 것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덤비면 참패를 면할 수 없다. 드라마와 웹툰 모두 시각적 콘텐츠지만 분명 다르다. 가상의 인물을 '그림'과 '글'로 보는 웹툰과 살아 움직이는 영상으로 보는 드라마는 다른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웹툰 팬의 기대에 부응해야 함은 물론, 새로운 시청자를 유입시켜야 하는 이유로 웹툰의 드라마화는 큰 도전이다. 매력적인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인기 웹툰일수록 더욱 위험요소는 많아지고 부담은 가중된다. 좋은 웹툰은 드라마에서 독이 든 성배다.

지난 2013년 배우 장근석, 아이유 주연으로 방송된 '예쁜남자'는 인기 웹툰을 드라마화 했지만 시청률은 굴욕적이었다. 최고 시청률은 1회였던 6.3%였고, 자체 최저는 3.1%, 이후 반등에 성공하지 못한 채 3.8%로 종영했다.

당시 '예쁜남자'의 실패 원인으로 '공감 부재'가 꼽혔다. B급 감성은 웹툰으로는 매력적이었지만, 드라마로 옮기면서 폭넓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진 못했다. 또 판타지적 요소가 강했던 '예쁜남자'의 캐릭터들은 현실성 부족으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웹툰을 드라마로 옮겨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은 케이블 채널 tvN을 통해 방송된 '미생'이다. 웹툰도 많은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은 '월화수목미생일'이라는 말을 만들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원작을 드라마로 잘 표현한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공감이 흥행을 이끌었다. 누구나 절대적 '을'인 장그래'에 감정을 이입했고, 잘났거나 못났거나 결국 '우리는 모두 미생이다'는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케이블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8.2%(자체 최고 시청률. 마지막회)를 기록했다.

또 웹툰과 드라마의 이질감을 없앤 것도 강점이었다. '미생'을 연출한 김원석 PD는 "웹툰은 상상이 가미된다. 컷과 컷 사이를 상상하면서 읽지만, 드라마는 그렇지 않다. 제작진이 미리 상상해 시각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여기서 오는 차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꾸준히 생산되는 콘텐츠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웹툰이 드라마화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신선한 소재때문이다. 만화라는 특성을 살려 드라마에서 다루기엔 무리가 있던 이야기들이 펼쳐지기 때문에 매력적이고 신선한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드라마의 한계 때문에 웹툰으로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역으로 드라마로 재탠생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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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예쁜남자' '슈퍼대디얼' 포스터. 사진 = tvN, KBS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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