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효과, 두산타선 루츠 공백도 문제없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잭 루츠 공백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1군 복귀 후 2경기서 있는 듯 없는 듯했던 두산 외국인타자 잭 루츠. 결국 23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다시 1군에서 말소됐다. 김태형 감독은 루츠의 허리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진 1군에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 감독은 24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김재환을 1군에 등록했다. 그의 복귀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김 감독은 한 방 능력을 지닌 김재환을 애리조나, 미아쟈키 스프링캠프 때부터 신뢰했다. 1루가 가능한 루츠를 3루로 돌리고, 김재환을 주전 1루수로 중용했다. 타순은 7~8번. 시즌 초반엔 좋지 않았다. 32타수 6안타(1홈런) 타율 0.188 2타점 3득점. 14일 오재일과 교대, 1군에서 말소됐다. 김 감독은 "자신감이 떨어져있었다. 부담을 갖고 있었다"라고 했다.

▲퓨처스에서 돌아온 타격감

김재환은 퓨처스에서 절치부심했다. 2군은 자신이 뛸 무대가 아니라는 걸 입증했다. 퓨처스 8경기서 34타수 14안타 타율 0.412 2홈런 8타점. 24일 LG와의 홈 경기서는 류제국에게 2타수 2안타를 때릴 정도로 타격감을 극도로 끌어올렸다. 결국 김 감독의 콜을 받고 5회 교체, 곧바로 이천에서 짐을 챙겨 택시를 타고 잠실로 올라왔다.

절정의 타격감은 저녁 1군 경기서도 이어졌다. 7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재환은 3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루츠 공백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24일에만 퓨처스와 1군게임에 동시 출전, 5연타석 안타라는 진기록(물론 비공식 기록)도 남겼다.

김재환은 "자신감이 떨어졌다. 더 이상 부진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의욕이 생겼지만, 냉정함을 유지하겠다"라고 했다. 퓨처스에서 정신무장을 확실하게 한 것. 타격폼에도 수정이 있었다. 그는 "스윙이 퍼졌다. 뒷다리(왼쪽) 중심을 낮추고 방망이를 짧게 돌리면서 타격감이 올라왔다"라고 했다. 김 감독도 김재환의 변화를 보고 받았다. 1군에서 통할 것이란 확신을 가졌다.

▲루츠 공백 걱정 없다

24일 잠실 KIA전은 루츠가 빠진 상태에서 두산이 꾸릴 수 있는 최상의 라인업. 민병헌(우익수)-정수빈(중견수)-김현수(좌익수)-홍성흔(지명타자)-오재원(2루수)-양의지(포수)-김재환(1루수)-최주환(3루수)-김재호(유격수).

김 감독은 김재환을 계속 7~8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 방 능력을 갖춘 김재환은 아직 1군 풀타임 경험이 없다. 잠재력만 놓고 보면 4~5번 타순을 꿰차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안정감 측면에서 수년간 주전으로 경험을 쌓은 오재원과 양의지보다 약간 떨어진다. 김 감독은 "재환이는 그 타순이 가장 잘 맞는다"라고 했다. 개개인의 특성을 정확히 간파한 결과.

그동안 두산 중, 하위타선의 흐름은 그렇게 매끄럽지 않았다. 홍성흔의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았고, 오재원도 종아리에 미세한 통증이 있었다. 양의지와 최주환의 타격감이 정말 좋았지만,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진 않았다. 김재환 대신 투입된 1루수로 투입된 오재일도 썩 좋지 않았다. 1~2점을 뽑는 짜임새가 약간 부족했고, 일발 장타에 의한 빅이닝으로 공격을 풀어갔다.

김재환의 가세는 두산 타선이 루츠 없이도 최대한의 파괴력과 꾸준한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그가 7번에서 좋은 타격감을 발휘할 경우 두산의 하위타선은 매우 강력해진다. 6번 양의지와 8번 최주환의 타격감은 여전히 괜찮다. 홍성흔과 오재원의 페이스마저 올라올 경우 사실상 루츠 없이도 완전체 타선이 된다.

[김재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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