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말 많아도 시즌4 해야 하는 이유 셋 [이승록의 나침반]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나는 가수다'는 시즌4로 돌아와야만 한다.

시즌3는 24일 가수 양파가 가왕에 등극하며 마무리됐다. 양파와 가수 김경호, 박정현까지 세 사람 중 누가 우승해도 손색 없는 가왕전다운 멋진 경연이었다.

가수 이수의 하차 논란으로 시작한 시즌3였다. 이수의 출연만으로도 논란이었는데, 녹화까지 마친 상황에서 첫 방송 직전 이수를 하차시켜 논란만 증폭됐다. 시청자와의 소통에 실패한 MBC는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나는 가수다' 최초로 금요일 밤으로 시간대를 옮긴 시즌이었다. 케이블방송까지 뛰어든 치열한 시간대였다. 결과적으로 시청률이 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에서 6% 사이를 왔다갔다했으니 성공한 전략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수다'는 반드시 시즌4로 돌아와야 한다. 세 가지 이유다.

'나는 가수다' 외에는 양파, 박정현 같은 가수를 매주 만날 수 있는 음악방송은 없다.

단지 과거의 가수를 가리키는 게 아니다. 소위 실력파로 칭할 수 있는, 한국 가요계의 보석 같은 가수들이 매주 등장하는 음악방송은 '나는 가수다'가 유일하다. 지상파 3사 메인 음악방송은 아이돌 가수의 차지가 된 지 오래다.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실력파 가수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나는 가수다'와 달리 1회성 출연이라 언제 다시 방송에서 만날 수 있을지 기약 없다.

이토록 다양한 편곡도 '나는 가수다'가 유일하다.

단 한 번의 무대이지만 가수들이 편곡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쏟아 붓는다는 건 이미 많은 시청자들이 방송으로 직접 확인했다. 걸그룹 원더걸스에 도전한 박정현의 '노바디'는 파격이었다. 하동균은 시즌3 내내 어떤 노래든 자신만의 몽환적이고 거친 스타일로 흡수했다. 신선한 편곡은 원곡에 없던 맛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노래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가치 있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대중이 잊은 '노래의 힘'을 되새기는 프로그램이다.

노래를 듣고 얼마나 큰 감동을 느낄 수 있는지, 노래가 어떻게 대중을 울릴 수 있는지 '나는 가수다'가 다시 깨닫게 했다. 아이돌가수의 대두는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의 전환을 가져왔고, '후크송'으로 대표되는 중독성 강한 노래의 유행을 부추겼다. 가사의 의미보다는 따라 부르기 쉽고 자극적인 가사가 앞다퉈 등장했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는 가수의 목소리가 사람의 가슴을 얼마나 뒤흔들 수 있는지 증명했다. 진실한 노랫말이야말로 관객들을 울릴 수 있다는 것도 새삼 되새겼다.

'나는 가수다'의 존재는 한국 가요계의 긍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필수다. 한류 열풍의 주역이라고 아이돌 가수만이 방송을 차지할 이유는 없다. '나는 가수다'는 모름지기 제목 그대로 '가수란 저런 사람들이구나'란 걸 대중에 환기하는 값진 프로그램이다.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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