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모습 돌아왔다" 야신, 이용규 활약에 반색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예전 이용규로 돌아온 것 아닌가."

'날쌘돌이' 이용규(한화 이글스)의 최근 활약에 대한 김성근 한화 감독의 말이다.

이용규는 지난 2013시즌이 끝나고 한화와 4년 총액 67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당시 한화는 이용규의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에 큰 기대를 걸었다. 넓은 수비범위도 한화의 불안요소를 해결할 듯했다. 그러나 어깨 회전근 수술로 정상적인 수비가 쉽지 않았고, 결국 지난해 지명타자로만 나섰다. 104경기에서 남긴 성적은 타율 2할 8푼 8리, 홈런 없이 20타점 12도루.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지난달 12일 두산과의 시범경기에 무려 571일 만에 중견수로 출전하며 시동을 걸었다. 정규시즌에도 꾸준히 수비에 나서며 힘을 보태고 있다. 넓은 수비범위는 그대로다. 송구에도 문제가 없다. 스스로도 "수비에 나가니 재미있다. 벤치에 있는 것보다 훨씬 좋다"고 했다. 리듬을 찾으니 타격과 주루에도 큰 도움이 되는 건 당연지사. '지명타자' 이용규는 맞는 옷이 아니었다.

이용규는 올 시즌 19경기에서 타율 3할 6리 1홈런 11타점 6도루, 출루율 3할 9푼 3리를 기록 중이다. 7차례 도루 시도 가운데 실패는 단 하나뿐. 특히 최근 4경기 연속 도루에 성공했고, 이 기간 도루 성공률이 100%(5/5)다. 최근 5경기 타율도 3할 5푼 2리(17타수 6안타)로 괜찮다. 빠른 발을 앞세운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며 공수 양면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김 감독도 이용규의 활약에 반색했다. 23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예전 이용규로 돌아온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용규는 한화 이적 직전 해인 2013년까지 프로 10시즌 통산 1040경기서 타율 2할 9푼 5리 16홈런 300타점 245도루를 기록했다. 2006년 최다안타(154개), 2012년 도루(44개)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대회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꾸준함도 강점이다. 부상으로 50경기에만 출전한 2009년을 제외하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세자릿수 안타, 두자릿수 도루는 꾸준히 해줬다. 타석에서 끈질긴 모습도 돋보였다. 김 감독도 SK 와이번스 지휘봉을 잡은 2007년부터 2011년 중반까지 이용규를 꾸준히 지켜봤다. 김 감독이 언급한 이용규의 예전 모습이다.

이용규의 올 시즌 각오 또한 대단하다. 그는 시즌 시작 전 미디어데이에서 "이제 열심히보다 잘하는 게 답이다"며 "많은 훈련을 소화한 만큼 뭔가 얻어가야 한다. 올해 잘해서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금 이용규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대로면 김 감독이 웃을 일이 더 늘어날 것 같다.

[한화 김성근 감독(왼쪽)과 이용규.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