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한 '앵그리맘'이 무겁게 느껴지는 현실 (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알고보면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은 기존 드라마에 비해 개그코드가 훨씬 많은 작품이다. 그럼에도 무겁고 힘들게 느껴지는 것은 시청자들이 알게 모르게 이것을 현실 속 이야기라고 받아들이기 때문인 것 같다."

계획된 16회 중 10회가 전파를 탄 '앵그리맘'. 작품에서는 조방울의 이름표를 달고 고등학교로 돌아간 조강자(김희선)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작품을 향해 늘 따라붙는 수식어 중 하나가 '무겁다', '힘들다'는 것이다.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MBC에서 진행된 '앵그리맘' 감독, 배우와의 대화에서 연출을 맡은 최병길 PD는 이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이날 최 PD는 "기존 드라마에 비해 '앵그리맘'에는 개그코드가 훨씬 많이 들어가 있고, 피드백도 받으면서 작품을 가볍게 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 드라마 전체적으로 보면 무거운 부분은 20% 이하인데, 그 20%가 시청자에게 강렬하게 다가가는 것 같다"며 "판타지 같은 이야기라고 하지만 시청자들이 알게 모르게 학교폭력과 같은 부분들을 현실의 이야기라고 받아들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시청자에 보다 더 다가가기 위해 무거움을 조금은 덜어내려 노력하고 있는 제작진. 하지만 최 PD는 그를 위해 작품이 처음부터 말하려 했던 현실을 미화시킬 생각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작품에 시청자들은 청량감을 바라겠지만 결말이 누군가 한 명의 영웅이 나와서 슈퍼맨 같이 모든 것을 처리하는 통쾌한 이야기가 될 것 같지는 않다. 물론 후반부에는 조강자가 비리를 처단하는 과정이 그려지겠지만 진짜 엔딩은 '처단은 한 것 같은데 과연 이걸로 정말 끝이 난 것일까'라는 느낌이 될 것 같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최 PD는 "'앵그리맘'은 앞으로 보여줄 게 너무 많다. 그리고 시청자에게는 죄송하지만 가볍게는 끝내지는 못할 것 같다. 작품이 할 얘기는 다 해야할 것 같다"고 소신을 말했다.

'앵그리맘'은 한때 '날라리'였던 젊은 엄마가 다시 고등학생이 돼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과정을 그려가고 있다. 배우 김유정이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여고생 딸 오아란을, 배우 김희선이 딸을 지키기 위해 다시 고등학교에 입학한 젊은 엄마 조강자를 연기하고 있다.

'앵그리맘'은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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