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3연패' 우리은행, 특별한 오프시즌의 실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리은행이 특별한 비시즌을 보낸다.

통합 3연패를 달성한 우리은행. 10일 우승축하연으로 공식적인 2014-2015시즌 일정을 완전히 끝냈다. 선수단은 휴가에 들어갔다. 기간이 파격적이다. 주전들의 경우 5월 말까지 휴식을 취한다. 지난 두 시즌과는 비교할 수 없이 넉넉한 휴가기간. 18일부터 28일까지는 미국 라스베거스와 하와이로 우승여행도 떠난다. 외국인선수 샤데 휴스턴과 사샤 굿렛도 현지에서 합류한다. 5월 말에는 제주도 워크샵(2박3일)도 예정됐다.

위성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바쁘다. 6월 초 위 감독과 전주원, 박성배 코치 모두 WNBA 개막전을 참관한다. 다음 시즌에 활용할 외국인선수를 미리 살펴보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미국 농구를 직접 느껴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이후 7월 초 속초 서머리그(가칭)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를 치르면 곧바로 다음 시즌 준비에 실질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장기 방학의 이유

위성우 감독은 일부러 선수들에게 장기간 방학을 부여했다. 어느새 임영희 박혜진 이승아 양지희 핵심 4인방은 대표팀 단골 멤버. 이들은 지난 비 시즌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대표팀 일정을 소화했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약 1달만에 곧바로 시즌에 돌입했다. 발목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했던 이승아 등 이들 모두 크고 작은 부상이 있었다.

위 감독은 강훈련을 시키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5월에 주전들이 쉰 적이 없었다. 그러나 부임 첫 시즌(2012-2013시즌) 이후에는 조금씩 훈련량을 줄였다. 지난 비 시즌엔 위 감독도 대표팀에 차출, 강훈련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 대신 선수들의 기량이 전체적으로 올라오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은행만의 시스템이 정착됐다. 결국 통합 3연패까지 이어졌지만, 그 속에서 주전들의 과부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에 이르렀다. 베테랑 임영희, 30대에 접어든 양지희는 두 말할 것도 없다. 젊은 박혜진과 이승아도 절대적으로 휴식이 필요하다.

이번엔 충분한 휴식을 취할 적기. 8월29일부터 9월5일까지 중국 우한에서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아직 대표팀 일정은 나오지 않은 상황. 지난해의 경우 아시안게임 준비를 대대적으로 하면서 진천선수촌에서 장기간 훈련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럴 형편이 못 된다는 게 농구관계자들의 예상. 대표팀 일정이 작년보다 축소되면 그만큼 선수들은 소속팀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우리은행은 그 시간에 주전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겠다는 것. 단, 저연차 선수들은 5월 초부터 운동을 시작한다는 게 정장훈 사무국장의 귀띔. 6월 코칭스태프가 WNBA를 참관할 경우 실제적으로 밀도 높은 시즌 준비는 6월 말 혹은 7월 초부터 진행될 전망이다. 주전들은 6월 훈련을 시작해도 재활과 몸 만들기가 우선이다.

▲전주원+박성배 코치에 대한 배려

사실 우리은행이 통합 3연패를 일궈내면서 위 감독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하지만, 위 감독 못지 않게 전주원 코치와 박성배 코치의 공로도 컸다. 전주원 코치는 위 감독과 신한은행 시절부터 선수-코치, 코치-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다. 쉽게 말해서 '척하면 척'이다. 단순히 여성 코치 특유의 섬세함으로 선수들과 긴밀한 스킨십을 하는 단계는 지났다는 의미. 전 코치는 단단한 우리은행을 만드는 게 크게 기여했다. 그 누구보다 위 감독 농구를 잘 안다.

박성배 코치 역시 숨은 공로자다. 지난해 여름 위 감독과 전 코치가 아시안게임 대표팀 일정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실질적으로 비 시즌 훈련을 지휘했다. 이은혜, 김단비 등 지난 시즌 급성장한 자원들은 박 코치의 지도 덕분. 위 감독이 독하게 훈련을 시키면, 박 코치가 옆에서 세밀하게 다시 짚어주는 경우가 많다. 유소녀, 숭의여중 등 여자선수들 지도 경험도 많다.

구단이 두 사람에게 제대로 배려하기로 했다. 6월 WNBA 참관에 위 감독과 동행시키기로 한 것. 정장훈 국장은 "지난해까지 위 감독님이 외국인선수를 보러 다녔고 내가 옆에서 보좌했다. 두 코치가 동행하지는 않았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번엔 전 코치와 박 코치도 따라간다. 물론 미국농구를 현장에서 보는 게 처음은 아니겠지만, 두 코치로선 지도자로서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 이 역시 구단의 투자라면 투자. 파격적 오프시즌을 보내는 우리은행의 실체이기도 하다.

[우리은행 선수들(위, 가운데), 우리은행 코칭스태프. 사진 = WKBL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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