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15구 연속 볼' 유창식 바꾸지 않은 이유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공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한화 이글스는 전날(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첫 맞대결서 3-6으로 졌다. 특히 이날 한화는 6회초 구원 등판한 유창식이 15구 연속 볼을 던지면서 흐름을 완전히 넘겨줬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유창식을 교체하지 않고 이닝을 마치게 했다. 김 감독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상황은 이랬다. 유창식은 팀이 1-3으로 뒤진 6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선발 쉐인 유먼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첫 상대 양의지에 우익선상 2루타를 맞아 1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김재환을 1루수 땅볼로 잡아 한숨을 돌렸으나 김재호와 민병헌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며 실점했고, 이어진 정수빈 타석 때 폭투를 범해 추가 실점했다. 정수빈을 볼넷으로 내보낸 그는 김현수와도 볼카운트 3B 0S로 몰렸다. 김재호 타석부터 김현수에게 3B 0S로 몰릴 때까지 15구 연속 볼을 던진 것.

2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다음에 잘하려고 좋지 않은 모습부터 보여준 것 같다"고 웃으며 "예전 같으면 그렇게 무너지기 전에 바꿨을 것이다. 불펜에 투수 대기시켰는데 준비가 늦어서 그냥 넘어갔다. 그간 등판하지 않아서 길게 보고 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어제 처음부터 대기시켰고, 준비도 됐었다. 다음 로테이션부터는 선발로 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다"며 "양의지에게 맞고 위축됐다. 거기서 꼬였다. 유창식이 양의지 상대로 6타수 1안타로 괜찮았다"고 말했다. 유창식은 전날 6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유창식에 우익선상 2루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고, 이후 3연속 볼넷을 내주며 실점하고 말았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권혁을 내보내려고 했는데, 경기 중에 유창식으로 순서를 바꿨다"며 "유창식을 나무랄 게 아니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가 후회스럽다"고 설명했다.

[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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