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vs길건, 폭로와 눈물로 배우는 싸움 재발방지법[최지예의 에필로그]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소울샵엔터테인먼트 대표 겸 가수 김태우(33)와 소속가수였던 가수 길건(35 길건이)이 지난 6개월 간 진행된 지리멸렬한 싸움에 마침표를 찍은 듯 하다.

소속사와 소속 가수의 분쟁이야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일이지만 연일 양 측이 기자회견을 열어 눈물을 흘리는 초유의 사태는 드물었다. 노사 관계가 그렇듯 소속 가수와 소속사의 갈등과 마찰은 분명히 있을 법한 일이다. 다만, 분쟁의 과정은 폭로와 고발로 얼룩졌고 결국 양 측 모두 상처만을 안게 됐다.

길건은 오랜 시간 동안 소속사 문제로 활동을 하지 못해 생활고를 겪고, 심적으로도 어려움이 있었다. 김태우의 제안으로 다시금 가수로서 무대에 서기 위해 소울샵과 계약을 하게 됐다. 그 준비 과정이야 어찌됐든 경제적 활동과 무대가 갈급했던 길건의 마음을 소울샵이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우가 제작자 출신이 아닌 아이돌이었고 현역 가수인 것을 고려할 때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김태우는 "소속 가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갈등이 심화할 때까지 둔 건 잘 못한 것 같다"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1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김태우의 결정과 처신을 높게 사는 것은 폭로와 억울함 토로로 일관했던 길건과는 달리 잘못을 인정하고 한 발 양보한 점이다. 싸움이란 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양 측 모두에게 잘못이 있기 마련이다. 길건의 입장이 있다면 분명 김태우에게도 반박할 상황이 있을 터다. 그는 "저에게도 할 말이 있지만, 더 이상 서로의 피해를 없애기 위해 길건과 메건리의 전속계약을 조건 없이 해지하겠다"며 자신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고, 더 이상의 분쟁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길건 역시 "김태우PD와 원만하게 합의를 거치겠다"고 입장을 전하며 양 측의 흙탕물 싸움은 일단락 됐다.

이번 사건은 무엇을 남겼을까. 분명한 것은 이 같은 싸움은 연예계 어딘가에서 현재도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이 사건이 시사하는 바는 소속사와 아티스트 간의 '소통'과 '합의'다. 한솥밥 식구로 만난 이들은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고 존중하고 노력했어야 했다. 정확하게는 의견을 성숙하고 이성적으로 전달할 줄 알아야 한다.

꼬리를 무는 폭로전 양상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아무리 싸움구경이 재미있다지만 온 국민을 대상으로 서로를 물어 뜯는 모양새는 성숙하지 못했다. 대중은 김태우와 길건에게 갈등으로 인한 가십거리가 아니라 진심으로 빚어낸 음악과 땀 흘려 꾸려낸 무대를 원한다.

[가수 김태우(왼쪽)과 길건. 사진 = 곽경훈 기자 kp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DB]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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