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냄보소' 만우절 거짓말처럼 찾아온 드라마 [夜TV]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냄새를 보는 소녀', 만우절 거짓말처럼 찾아와 SBS 수목드라마를 다시 살릴 조짐이 보인다.

앞서 SBS 드라마는 저조한 시청률과 혹평으로 인해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특히 기대 속에 시작된 '하이드 지킬, 나'는 현빈, 한지민을 앞세우고도 3%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쓸쓸히 퇴장해 실망을 안겼다.

때문에 '하이드 지킬, 나' 후속작 '냄새를 보는 소녀'(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 이하 '냄보소')에 거는 기대는 커져만 갔다. 좀처럼 살아날 수 없을 것 같았던 SBS 수목드라마였기에 '냄보소'로 분위기 반전이 꼭 필요했다.

1일 첫방송을 통해 베일을 벗은 '냄보소'는 기대 이상이었다. 방송 전부터 내세웠던 미스터리 서스펜스 로맨틱 코미디 복합장르가 제대로 증명됐고, 박유천 신세경의 케미는 의외로 훌륭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어떤 감각도 느끼지 못하는 남자 최무각(박유천)과 냄새를 보는 소녀 오초림(신세경) 모습이 그려졌다. 과거 살인사건으로 인해 각각 동생과 부모를 잃게 된 최무각, 오초림의 이야기가 미스터리 서스펜스 장르를 살렸고, 이후 이들의 만남은 로맨틱 코미디 요소를 접목시켰다.

냄새를 보는 소녀와 감각 없는 남자라는 캐릭터는 신세경과 박유천 매력을 한껏 살렸다. 교통사고 후 기억을 잃고 냄새가 보이기 시작한 오초림은 개그우먼 지망생인 만큼 활달한 성격이 돋보였다. 앞서 어두운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신세경의 연기 변신이 반가웠다. 신세경은 개그는 물론 코믹한 분장, 목소리 등으로 웃음을 주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한껏 살렸다. 물오른 미모도 돋보였다.

박유천은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에 동생을 잃어 무표정했다. 강력계에 들어가기 위해 범인 검거에 혈안이 된 강직한 모습 이면에는 뜨거운 커피를 원샷하고 사고를 당해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통각상실증의 아픔이 있었다. 통각상실증은 안타까웠지만 최무각 캐릭터를 더 부각시키고 코믹 요소를 넣을 수 있는 소재가 됐다. 무표정에서 언뜻 나오는 최무각의 허당 매력은 보는 재미를 더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그래서 더 흥미로웠다. 무감각 남자 최무각과 초감각 소녀 오초림의 첫만남은 강렬했다. 교통사고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강도를 쫓던 최무각을 오초림이 냄새를 보는 능력으로 돕게 되면서 가까워졌고 이후 관계 역시 오초림 능력을 앞세워 진전될 것임을 예고해 궁금증을 높였다.

한때 드라마 왕국이라 불렸던 SBS가 거짓말처럼 부진을 겪던 과거는 '냄새를 보는 소녀'를 통해 잊혀질 것으로 보인다. 만우절 거짓말처럼 찾아온 이 독특한 드라마가 첫회부터 시청자들 마음을 사로 잡았다.

한편 '냄새를 보는 소녀'는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냄새를 보는 소녀' 첫회.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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