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배우들은 윤여정을 보고 배워라 [김미리의 솔.까.말]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윤여정이 팔소매를 걷어붙였다. 주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볼 수 있던 그가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더니 뉴스, 라디오까지 섭렵했다.

최근 그가 출연해서 눈길을 끈 프로그램이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이다. 이 방송에서 윤여정은 자신의 50년 연기 인생, 주인공으로서 박근형과 멜로 연기를 선보인 영화 ‘장수상회’등에 대해 말했다. 특유의 직설화법뿐 아니라 한 사람의 팬으로서 손석희 앵커 앞에서 부끄러워하는 반전 매력까지 선보였다.

무엇보다 ‘뉴스룸’에서 눈길을 끌었던 발언은 책임감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윤여정은 손석희 앵커가 불안감이 오지 않냐고 묻자 “지금 이 나이에 조연만 할 수 있어도 행복하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주인공급으로 올라가면 얼마나 좋으시냐고, 성공하셨다고 그러는데 난 그렇지 않다. 이건 내 책임이기 때문에”라고 답했다.

윤여정이 색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도 책임감 때문이다. 주연배우로서의 책임감이 연기가 아닌 다른 일에 도전하게 만든 것.

윤여정이 뉴스, 라디오 등에 출연한 건 내달 9일 개봉을 앞둔 영화 ‘장수상회’의 홍보 때문이다. 홍보라는 단어 자체가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배우에게 홍보는 연기 못지않은 중요한 ‘책임’ 중 하나다. 주연배우가 대중들에게 많이 노출이 돼야 작품이 알려지고, 관객수 상승으로 이어진다. 출연 전 계약 조건에 작품 홍보가 포함되는 건 이같은 이유에서다.

실제 윤여정은 ‘장수상회’ 홍보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1947년생, 한국나이로 69세의 나이지만 매일같이 홍보 일정을 소화하는 중이다. 자신이 평소 보거나 듣지 못했던 프로그램은 미리 공부하는 열정까지 선보인다. 부족한 체력은 정신력으로 채우며 주연배우로서의 책임감을 다하고 있다.

‘장수상회’ 홍보 관계자는 “힘들 수 있는 일정인데도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다 해주려 하신다. 윤여정 선생님 뿐 아니라 박근형 선생님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줘 영화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주연배우로서 이 영화를 이끌어 가고, 책임감을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각별하다. 젊은 사람들보다도 정신력이 훨씬 강하신 것 같다. 옆에서 지켜볼 때 ‘이같은 자세가 50년이라는 시간 동안 연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겠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 충무로에는 영화만 찍고 홍보는 기피하는 젊은 배우가 심심치않게 등장한다. 잘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웃음을 짓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 일이 낯설 수도 있다.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게 지겨울 법도 하다. 적지 않은 배우들이 연기보다 홍보가 더 힘들다고 할 만큼 홍보일정이 소화하기 어려운 것도 한 이유일 것이다.

‘배우는 연기로 보여줘야 한다’는 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주연배우에게는 연기를 넘어 작품의 흥행을 책임질 줄 아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이는 비단 홍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한 작품의 얼굴이 되는 주연배우라면, 카메라 앞 연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끝까지 끌고가는 책임감이 뒤따라야 한다.

윤여정은 주연배우가 어떻게 자신의 작품을 이끌어가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자신의 명성에 기대지 않고, 귀찮고 힘든 일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며, 현장에서 함께 고생한 스태프의 짐까지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 그리고 최전방에서 ‘장수상회’를 알리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중이다.

괜히 50년 연기 인생이 아니다. 윤여정은 내년이면 70대에 들어선다. 윤여정의 70대 연기와 책임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아름다울 것이다.

[배우 윤여정.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영화 ‘장수상회’ 스틸]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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