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조의 출발' 한화 김경언, 본궤도 오를 준비 마쳤다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작년보다 더 좋아졌어."

한화 이글스 김경언은 지난 시즌을 통해 한 단계 올라섰음을 증명했다. 지난해 89경기에서 타율 3할 1푼 3리 8홈런 52타점, 출루율 3할 9푼 7리를 기록했다. 좌투수(상대 타율 0.317), 우투수(0.294), 언더투수(0.414)를 가리지 않은 것도 플러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그는 한화와 3년 총액 8억 5천만원에 사인했다. 구단에서도 김경언의 필요성을 느끼고 무조건 잡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경언은 FA 신분임에도 마무리캠프에 참가하며 잔류 의지를 보였다.

사실 2014시즌 전까지만 해도 김경언의 입지는 좁았다. 그를 한화의 핵심 전력으로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외야 경쟁은 치열했고, 주전 한 자리를 보장받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경쟁심을 갖고 준비했다. 노림수도 생겼다. 스스로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하지만 노력이 없었다면 지난 시즌 성장도 없었다. 그는 "참 오래 걸렸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며 데뷔 후 14년 만에 찾아온 최고의 시즌에도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혹독한 훈련을 통해 경쟁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팀 조직력과 개개인 능력치를 극대화한다. 김경언에게도 좋은 기회였다. 그가 FA 신분임에도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이유. 당시 그는 트레이드마크와 같았던 수염과 긴 머리를 깨끗이 자르며 훈련에만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감독도 고치 1차 전지훈련 당시 김경언의 훈련 자세에 만족한 모습이었다. 그는 "김경언이 작년보다 좋아졌다. 수비와 송구도 좋아졌다"며 "잘하면 우익수도 가능하고 3번 타자도 괜찮겠다"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이 복귀하기 전까지 송광민(좌익수)-이용규(중견수)-김경언(우익수)에 외야진을 맡기려 했다. 모건이 복귀하면서 다소 변화가 있었지만 김경언의 입지에 흔들림은 없었다.

김경언은 개막 2연전에 각각 3번,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연이틀 멀티히트를 작성하는 등 10타수 5안타(타율 0.500) 1홈런 3타점 맹활약을 펼쳤다. 28일 5타수 2안타, 전날은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1도루 맹타. 한화의 시즌 첫 홈런도 김경언의 몫. 안타의 순도도 무척 높았다. 김 감독도 전날 경기 후 "김경언의 1번 타자 배치는 대성공"이라며 만족해했다.

김경언은 "시범경기 후반부터 점차 컨디션이 올라온 것 같다"며 "가을부터 정말 열심히 훈련한 만큼 지고 싶지 않다. 집중력도 더 좋아진 것 같다"며 의지를 보였다. 올해는 지난 시즌 다소 아쉬웠던 수비력을 보완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그야말로 뜨겁다 못해 불타오른 올해 FA 시장에서 '착한 계약'을 한 김경언이 올 시즌을 통해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준비는 이미 끝난 듯하다.

[한화 이글스 김경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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