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역전패 속 반가웠던 김상현의 부활

[마이데일리 = 부산 강진웅 기자] 막내구단 kt 위즈가 개막전에서 6점까지 리드하다 역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개막전부터 멀티 홈런을 기록하며 5타점을 뽑아낸 김상현의 활약은 올 시즌 팀을 운영하는데 있어 kt 조범현 감독의 고민을 한층 덜어낼 전망이다.

kt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9-12로 역전패했다. kt는 이날 5회초 8-2까지 점수차를 벌렸지만, 5회말 선발 필 어윈이 급격히 무너지며 추격을 허용했고, 어윈에 이어 등판한 정대현이 박종윤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았다. 결국 뒤집어진 경기를 kt는 다시 역전시키지 못했고, 이렇게 팀의 창단 첫 경기는 아쉬운 패배로 마감됐다.

그러나 이날 kt는 패배 속에서도 올 시즌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이날 팀의 5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김상현이 홈런 2개를 터뜨리는 등 화끈한 타격감을 선보이며 5타점을 기록했다.

사실 김상현은 시범경기까지 조 감독의 마음을 태우는 ‘애증의 존재’였다. 그의 풍부한 경험을 믿고 지난해 말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에서 그를 데려왔지만 시범경기에서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 그래서 이날 김상현의 맹타는 패배 속에서도 조 감독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롯데 박종윤이 5회말 역전 3점 홈런을 때려내기 전까지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kt 김상현이었다. 김상현은 이날 1회부터 선제 3점 홈런을 터뜨리는 등 홈런 2개를 터뜨리며 혼자 5타점을 기록했다.

사실 김상현은 지난 2009년 조범현 감독이 KIA 타이거즈 사령탑을 맡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시절 타율 3할1푼5리 36홈런 127타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보인 이후 서서히 페이스가 떨어졌다.

지난 시즌에는 SK에서 42경기밖에 나서지 못했고 타율 2할6푼3리 5홈런 20타점에 그치며 부진했다. 결국 SK에서 설 자리를 잃은 김상현은 지난 시즌 종료 후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었고,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절치부심했다.

하지만 그의 타격감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김상현은 시범경기에서 9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2할(30타수 6안타) 2타점에 그쳤다. 홈런은 커녕 안타조차 기대하기 힘들었던 타격감이었다.

그러나 부진했던 김상현이 개막전에서 돌변하며 첫 타석부터 맹타를 휘둘렀다. 김상현은 2사 1,2루에서 롯데 선발 브룩스 레일리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6구째 146km짜리 높은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은 kt의 창단 첫 홈런포이자 올 시즌 KBO리그 첫 홈런으로 기록됐다.

김상현은 두 번째 타석인 3회 무사 1,3루에서 적시타까지 터뜨리며 이날 경기 4타점째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김상현의 방망이는 좀처럼 쉴 줄 몰랐고 5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롯데의 바뀐 투수 홍성민을 상대로 좌중간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까지 가동했다. 김상현이 한 경기에서 2개 홈런을 때린 것은 지난 2011년 6월 23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홈런 2개를 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김상현은 이날 6타석 5타수 4안타(2홈런) 5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지만 이날 kt는 마운드가 급격히 무너져 롯데에 역전을 허용했다. 그리고 6회에는 쐐기점까지 내주며 사실상 승기를 롯데쪽으로 넘겨줬다. 그러나 이날 김상현의 부활은 kt에게 가뭄 속 단비와 같은 소식이었다.

[kt 김상현. 사진 = 부산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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