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협 있던 25분과 이정협 없던 65분 '차이'

[마이데일리 = 대전 안경남 기자] 우즈베키스탄전은 이정협(24·상주)이 있던 ‘25분’과 없던 ‘65분’으로 나뉜다.

한국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전반 15분 구자철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전반 31분 우즈베키스탄 공격수 쿠지보에프에게 실점하며 무승부에 그쳤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전 9승3무1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예고대로 이정협을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4-2-3-1 포메이션에서 이정협은 지난 아시안컵처럼 공격 선봉에 섰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국내 팬들 앞에 처음으로 선 이정협의 움직임은 아시안컵 그대로였다. 이정협은 전방에서 폭넓은 움직임으로 팀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극찬했던 직선적인 플레이는 물론 전방에서도 적극적인 수비로 상대를 괴롭혔다. 또 제공권 싸움에서도 이정협의 진가는 빛났다.

전반 15분 구자철의 선제골 장면이 대표적이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정협은 우즈베키스탄 수비수를 유인했고 그로인해 구자철은 비교적 자유로운 상태에서 헤딩으로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이정협의 보이지 않는 플레이가 돋보인 대목이다.

하지만 이정협이 쓰러진 전반 25분 이후 한국의 공격 밸런스는 무너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을 빼고 기성용(스완지시티)을 투입한 뒤 구자철(마인츠)을 최전방으로 전진시켰다.

구자철의 활약이 나쁘진 않았지만 공격수가 아닌데다 구자철도 처진 위치에 있을 때보다 어려움을 겪었다. 구자철은 “원톱이 많이 어려웠다. 하프타임에 이정협한테 어떻게 움직여야 하냐고 물어봤다”고 털어놨다.

다른 선수들도 이정협이 빠진 뒤 어려웠다고 밝혔다. 공격 2선에서 뛴 이재성(전북)은 “이정협형이 나가고 잠시 10명이 됐을 때 실점을 했다. 또 이정협 형이 없어서 공중볼 경합에서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의 몸 상태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 이정협의 부상은 슈틸리케호에 여러 가지 숙제를 안겨줬다. 어쩌면 아시안컵을 통해 이정협의 존재감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정협이 뛴 25분과 그렇지 않는 65분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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