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밴드 체리필터가 MBC '나는 가수다3'에서 탈락했다.

체리필터는 27일 방송된 '나는 가수다3' 4라운드 2차경연에서 1차경연 7위의 성적을 극복하지 못하고 최종 탈락자로 결정됐다. 특히 이번 시즌3에선 몽니, 휘성에 이어 체리필터까지 새롭게 합류한 가수들이 줄줄이 탈락하는 징크스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경연은 OST를 주제로 진행됐다.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른 나윤권은 성시경의 '희재'를 불렀다. 나윤권은 "노래를 들으셨을 때 故 장진영 선배님을 생각하시거나 '국화꽃향기'란 영화를 회상하실 수 있다면 전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담담하게 노래를 시작한 나윤권은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노래에 담긴 감성을 극대화했다.

체리필터는 두 번째 순서였다. 선곡은 밴드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 "지금 우리 마음과 상황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이 노래를 한번이라도 무대에서 부를 수 있다면 감동적일 것으로 늘 생각해왔다"고 고백했다. 보컬 조유진은 맨발로 무대에 오르며 열정을 보여줬다.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은 체리필터의 분위기가 덧입혀져 몽환적인 느낌이 가미된 독특한 무대로 새롭게 탄생했다.

양파는 세 번째로 등장해 김윤아의 히트곡 '봄날은 간다'를 열창했다. 동명 영화의 OST다. "음색이 너무 강한 분들의 곡을 불렀을 때 재해석이 좋기 어렵다"며 "제 목소리도 이 음악 안에서 하나의 악기로서 소박하고 겸손하게 부르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국적인 풍경이 연상되는 편곡 속에 양파의 맑은 음색이 어우러져 '봄날은 간다'의 순수한 감정이 배가된 무대였다.

하동균은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불렀다. 영화 '클래식'에 흐르는 노래다. '나는 가수다3'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음악 색깔을 보여주고 있는 하동균은 이날 역시 도입부부터 무겁게 흐르는 사운드로 단숨에 귀를 사로잡았다. 게다가 하동균의 고독한 목소리는 노래를 더욱 애절하게 했다. 하동균의 매력이 한껏 느껴진 무대였다.

소찬휘는 김범수의 '보고싶다'로 다섯 번째 순서로 무대에 올랐다. "너무나도 명곡이다. 명곡에 명가사다. 내 마음에 딱 들어오는 가사가 '보고싶다. 보고싶다'. 한번쯤은 나도 저런 노래 부르면서 내 감정을 표현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곡이었다"고 설명했다. 소찬휘의 목소리로 호소한 '보고싶다' 속 그리움은 김범수의 목소리와는 또 다른 감성으로 간절하게 전해졌다.

여섯 번째로 등장한 스윗소로우는 린의 '마이 데스티니'를 선곡했다. 스윗소로우는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빠져 들어 음악에 신경 못 쓸 정도였다. 그런데 은연 중에 가사를 다 알고 있었다. 그게 OST의 힘이더라"고 설명했다. 스윗소로우가 부르는 남성 보컬의 '마이 데스티니'는 린의 원곡보다 중후한 느낌이 짙어졌고, 네 사람의 목소리가 외친 사랑의 진심은 노래를 감쌌다.

박정현은 마지막 순서였다. 걸그룹 소녀시대 태연의 '만약에'가 박정현의 선택이었다. "'정말 바보 같아서 왜 이것도 못해' 하면서,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본 입장의 노래다. 난 좀 다르게 해석하고 싶었다. '더 강한 여자다'라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싶었다"고 말했다. 역시 박정현다운 무대였다. 노래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박정현의 보컬은 '만약에'를 끝없이 오르내렸고, 태연의 원곡과는 색깔이 다른 감동과 분위기를 자아냈다.

모든 순서가 끝나고 결과 발표의 순간. 1위는 스윗소로우였다. 이어 2위 박정현, 3위 소찬휘, 4위 양파, 5위 하동균, 6위 나윤권, 7위 체리필터였다. 결국 최종 4라운드 탈락팀은 체리필터로 결정됐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