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맘', 성폭행 암시로 시청자 낚아야 했나?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극본 김반디 연출 최병길)이 지나치게 자극적인 장면을 묘사해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26일 '앵그리맘' 4회에선 여고생 시절 조강자(김희선)가 안동칠(김희원)과 난투극을 벌이는 장면이 방송됐다. 이때 강자가 식칼을 동칠에게 들이대는 장면은 식칼을 흐리게 표현했음에도 충분히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문제가 된 건 동칠이 강자를 성폭행하려는 듯한 암시를 준 장면이다. 동칠이 "난 네가 좋다. 나랑 놀자" 등의 대사를 내뱉으며 강제로 강자의 교복 상의를 벗기려 하는 장면 등이 성폭행 시도를 암시했다.

시청자 게시판에 아이디 'th****'를 사용하는 한 시청자는 "자극적인 장면은 자제해 주세요"라며 "성폭행 장면이나 칼 드는 신은 안 나왔으면 좋겠는데요. 내용 자체가 수위가 너무 센 것 같아요"라고 지적했다.

특히 해당 장면이 극 중 강자의 딸 오아란(김유정)의 친부가 누구인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추측을 유도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나온다.

극에선 동칠이 실제 성폭행을 저질렀는지 명확히 공개되지 않은 채 다른 장면으로 넘어갔는데, 이 때문에 시청자들로 하여금 "동칠이 아란의 친부인가?"란 의구심을 일게 했다. 추측대로 전개될 경우 성폭행 피해자가 임신 후 출산했다는 극단적 설정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질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아란의 친부가 다른 인물로 드러나더라도 애매모호한 묘사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깔려있기에 극단적 소재를 이용한 소위 '시청자 낚시'란 비판 역시 면하긴 힘들 전망이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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