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약쟁이'로 치부되는" 울먹…사죄 기자회견서 눈물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마린보이' 박태환(26)이 결국 눈물을 흘렸다.

박태환은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잠실관광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지약물 양성반응과 그에 따른 징계에 대한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박태환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깊이 자숙하며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 주위에서 지난 10년간 모든 영광이 물거품이 되고 모든 노력들이 '약쟁이'로 치부되는 것에 대해 억울하지 않느냐고 이야기한다"라고 말할 때 '약쟁이'라는 단어를 말하면서 눈물을 훔쳤다.

그간의 영광이 물거품이 되는 것에 눈물을 훔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박태환은 "이 모든 것은 내가 평생 감당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선수로서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스스로도 받아들이기 힘든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범했다. 이후 일정은 수영연맹 및 가족들과 충분한 논의를 하고 결정하겠다"는 박태환은 "올림픽이나 메달이 목표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들고 외로운 순간에 버팀목이 되어준 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박태환은 지난 해 7월, 서울 중구 T병원에서 남성호르몬 주사 '네비도'를 투여했다. 네비도에는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로 분류된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함유된 것이 문제였다. 지난 해 9월 3일, 인천 아시안게임에 앞서 국제수영연맹(FINA)에서 실시한 도핑 테스트를 받은 박태환은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5개를 따내며 건재함을 보였다.

그러나 10월이 지나 FINA로부터 양성반응을 통보 받은 박태환은 결국 중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FINA는 지난 24일 스위스 로잔에서 도핑 위원회 청문회를 개최하고 박태환에게 1년 6개월 선수 자격 정지란 징계를 내렸다. 정지 기간은 박태환이 소변 샘플을 채취한 지난 해 9월 3일부터 내년 3월 2일까지다. 이에 따라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메달 6개는 모두 박탈되고 말았다.

['마린보이' 박태환(26)이 27일 오후 서울 잠실관광호텔에서 진행된 기도핑 관련 자회견에서 국민들에게 사죄를 하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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