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J 받아준 EBS, MBC·KBS·SBS도 응답하라 [이승록의 나침반]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이제 MBC, KBS, SBS가 응답할 차례다.

EBS는 26일 그룹 JYJ 멤버 김준수를 4월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시키기로 결정했다. 2010년 JYJ 결성 이후 5년 넘게 굳게 닫혀있던 방송 출연의 문을 EBS가 열어줬다. "눈물 난다"는 팬들의 반응은 과장이 아니다. JYJ의 음악방송 출연은 출입구가 보이지 않는 어둡고 긴 터널 같았기 때문이다.

EBS의 결정에 대중은 "용기 있고 공정하다"고 치켜세우고 있다. 그런데 사실 JYJ의 음악방송 출연은 용기가 필요하거나 굳이 공정을 강조해야만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가수가 음악방송에 출연하는 건 진작에 성사됐어도 모자랄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5년 이상 JYJ가 방송에서 노래할 수 없던 상황을 대중은 방송사들이 용기 없고 공정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인식하고 있다. EBS가 문을 열었으니 나머지 3사 방송사들이 용기 없는 것도, 공정하지 못한 것도 아니라면 응당 JYJ를 출연시키면 된다.

김준수나 JYJ가 음악방송에 출연 못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JYJ는 방송사가 시청자들에게 소개할 만한 가치가 있는 가수다. 가창력이 뛰어난 것은 물론이고 춤 실력도 돋보인다. 미리 보컬을 덧입힌 사운드를 틀어놓고 라이브 흉내를 내는 몇몇 아이돌가수들과는 수준이 상당히 다르다. 아이돌가수에 대한 대중의 편견을 깨는 데 JYJ만큼 적합한 이도 드물다.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인 것도 아니다. 오히려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던 여러 연예인들은 자숙 기간을 거치고 버젓이 활동하고 음악방송에서도 노래하고 있다. 방송사가 앞장 서 물의 연예인에게 복귀의 장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 JYJ가 출연 금지 리스트에 등록된 것도 아니다.

애당초 비이상적인 상황이다. 중국, 일본뿐 아니라 유럽, 남미까지 뻗어나가 공연하는 한류 대표 가수가 정작 조국인 한국에선 음악방송에도 출연 못한다는 건 누가 보더라도 괴상한 일이다. 김준수 그리고 JYJ가 계속 음악방송에 출연하지 못한다면 방송사가 마치 누군가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대중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제 열려야 한다. 어쩌다 가수가 음악방송에 출연하는 게 고마운 일이 되었단 말인가. MBC, KBS, SBS 지상파 3사는 지금 문을 열어도 한참 늦었다. 5년이 넘었다. 음주 운전하거나 마약 복용한 연예인들도 이보다 자숙기간이 짧았다. 방송사들이 JYJ에게 가혹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지금이 기회다. 먼저 문을 여는 방송사가 더 많은 박수를 받을 수 있다. 대중 앞에 공정한 방송사란 걸 떳떳하게 증명할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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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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