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논란에 의한, 논란을 위한 '언프리티 랩스타'[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논란과 화제의 중심에 서 있던 케이블채널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26일 방송된 ‘언프리티 랩스타’에서는 파이널 무대가 공개됐다. 200명의 관객들의 선택을 받은 제시, 치타, 육지담이 최종 후보로 올랐고 그 결과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곡 ‘COMMA 07’를 선보인 치타가 우승을 거머쥐며 마지막 트랙을 꿰차게 됐다.

다행히 우승자에 대해 힙합팬들과 네티즌들은 별다른 반발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간 ‘언프리티 랩스타’는 숱한 논란을 만들어왔다. 참가자의 자격 논란에서부터 시작해 랩 가사 속에 포함된 성희롱과 욕, 인신공격 등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그중 가장 많이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던 건 바로 AOA 지민이었다. 현역 아이돌이 언더에서부터 실력을 쌓은 래퍼들과 대결한다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민이 많은 준비를 해 무대에 오르더라도 항상 그녀에겐 비난이 줄줄 따라다녔다. 때문에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웠다. 지민도 이에 따른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지민은 “아이돌이라 잘해야하고, 아이돌이라 못하면 ‘아이돌이라서’라고 말한다”며 자신에 대한 이중잣대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방송 초기에는 선입견 때문에 적응하지 못하고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민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은 여전했고, 동정론은 쉽게 수면위로 떠오르지 못했다.

또 여성 래퍼들 간 불꽃 튀는 가사 대결은 흥미를 이끌어냈지만, 반면에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수년전부터 끊임없이 갈등을 빚어왔던 타이미와 졸리브이가 대표적 인물이다.

이달 초 전파를 탔던 디스전 배틀에서 타이미는 “넌 그냥 똥같은 존재 밟아주기도 더럽지. 아니면 바퀴벌레, 기어다녀야 너답지. 벌써 500대 정도는 맞은 얼굴” “니 네임벨류, 실력, 외모 전부 다 후달리지”등의 외모 비하적 가사를 퍼부었다.

졸리브이는 더 심했다. 졸리브이는 타이미를 향해 “메가폰 잡고 가슴 흔들며 말하겠지, Shake it. 그리고 물어봐야지 ‘오빠 나 해도 돼?’”라는 랩을 했다. 이때 졸리브이는 자신의 가슴을 직접 만지는 충격적인 퍼포먼스까지 보여줬다. 디스전이 단순히 유머나 스포츠라기엔 과했고, 이런 모습은 보는 이들까지 불쾌하게 만들었다.

이 뿐만 아니라 ‘언프리티 랩스타’는 마지막회에서까지 스스로 논란을 만들어냈다. 바로 마지막 트랙 프로듀서를 MC몽으로 선정한 것. 현재 모든 방송활동을 접고 음악 작업만 하고 있는 그를 언급하면서 이슈를 만들어 낸다는 것 자체가 일부 시청자들에겐 불편하게 다가왔다. 물론 MC몽은 방송 출연도 하지 않고 단순히 곡만 전달하는 역할만 했지만 MC몽와 연결되면 무엇이든, 누구든 떠들썩해지기 마련이다.

마지막회 방송에서도 MC산이는 “정말 철저하게 비밀리에 진행됐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오시지 못하셨다”며 MC몽의 참여를 강조했다.

어찌됐던 ‘언프리티 랩스타’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치타라는 무명 래퍼를 스타 반열에 올려놨고, 빛을 보지 못했던 여성 래퍼들이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줬다. 그럼에도 씁쓸한건 바로 제작진의 꺼림칙한 노림수다. 과거 제시는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디스를) 시켜서 한 것이다. 솔직히 우리는 욕할 때도 진심은 아닌 것 같다”고 솔직하게 고백한 바 있다. ‘언프리티 랩스타’가 논란 생성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정확하게 입증한 셈이다.

[사진 = ‘언프리티 랩스타’ 방송 영상 캡처]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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