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하는 한화, '최정예' 야쿠르트전 선전 의미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의 경기력이 날로 좋아지고 있다. 일본 팀에 무기력하게 무너지던 이전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정예멤버를 내세운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패하긴 했지만 실보다 득이 더 컸다.

한화는 전날(24일) 일본 오키나와 우라소에구장서 열린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에서 5-6으로 석패했다. 이용규와 김태균이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일본 정상급 좌완투수 나루세 요시히사를 상대로 4점을 뽑아냈고, 선발 쉐인 유먼도 3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막판 고비를 못 넘겼다.

이날 야쿠르트는 야마다 데츠토-우에다 쓰요시-라스팅스 밀리지-다카이 유헤이-하다케야마 가즈히로-이이하라 야스시-오비키 케이지-나카무라 유헤이-야치 료타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이들 중 부상으로 대부분 경기를 결장한 밀리지와 야치(43경기)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지난해 95경기 이상 출전한 1군 멤버. 교체 출전한 가와바타 싱고-모리오카 료스케는 100경기 이상 출전한 주전 멤버, 다나카 히로야스도 77경기에 나선 주력 백업멤버다.

야마다는 143경기 타율 3할 2푼 4리 29홈런 89타점, 유헤이는 141경기 타율 3할 1푼 6리 23홈런 90타점을 기록한 핵심 타자. 하다케야마도 113경기 타율 3할 1푼 6리 17홈런 79타점으로 잘 쳤다. 나루세와 함께 FA로 팀을 옮긴 오비키는 지난해 니혼햄 파이터즈에서 주전 유격수로 132경기에 나섰다. 만만하게 볼 타자가 하나도 없었다. 여기에 2013년 홈런왕 블라디미르 발렌틴이 가세하면 더 무서워진다.

한화는 유먼-송은범-조영우-정대훈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다. 유먼은 3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내줬는데 1회 유헤이에 맞은 적시타와 2회 선두타자 이이하라에 맞은 좌전 안타가 전부였다. 1회 선두타자 야마다에 내준 볼넷이 실점의 원인이 되긴 했지만 비교적 잘 막은 셈이다. 우에다를 상대로는 삼진을 솎아내기도 했다.

4회부터 등판한 송은범은 5회 오비키와 나카무라, 밀리지와 유헤이에 안타를 맞고 3실점했다. 중간에 실책도 곁들여졌다. 6회에는 오비키에 안타를 맞긴 했지만 이하라와 나카무라를 땅볼, 야치를 우익수 뜬공으로 잘 잡아냈다. 조영우는 7회 니시무라에 볼넷 하나만 내주고 잘 막았으나 8회 다나카에 볼넷, 모리오카에 2루타, 야치에 우전 적시타를 맞고 실점했다. 이날 야쿠르트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한 타자는 유헤이와 오비키, 모리오카가 전부였다. 잘 칠만한 타자들이 쳤다.

나루세에 이어 등판한 투수들도 필승 계투조였다. 나루세가 2이닝 5피안타 4실점하고 물러나자 토니 바넷이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 33경기에서 1승 2패 14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3.34를 찍었던 그다. 김태균이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를 뽑아냈다. 이어 등판한 투수도 지난해 52경기 3승 4패 3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55를 찍은 야마모토 데쓰야. 그를 상대로 박노민이 안타, 이용규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4번째 투수는 아키요시 아키. 지난해 61경기에서 3승 4패 5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2.28을 찍은 핵심 불펜요원이다. 송광민과 김태균, 조인성까지 중심타선이 그를 상대했지만 삼진과 우익수 뜬공으로 출루하지 못했다. 이후 등판한 데라타와 도히를 상대로는 안타 4개를 뽑아냈지만 홈에서 2차례 주루사를 당하는 등 아쉽게 득점하지 못했고, 결국 5-6으로 석패했다. 나루세는 경기 후 "만족할 만한 투구를 하지 못했다. 타자들과의 수 싸움에서도 졌다"고 말했다.

한화는 이번 전지훈련에서 일본 팀들을 상대로 2승 4패를 기록했다. 실업팀인 시코쿠은행전을 제외하면 1승 4패. 세이부 라이온즈 2군에 이겼지만 한신 타이거즈 2군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 2군, 니혼햄 파이터즈, 야쿠르트(이상 1군)를 상대로 졌다. 특히 야쿠르트전 전까지 일본 팀과 맞붙은 3경기 기록이 12득점 43실점이었다.

비록 야쿠르트에 지긴 했지만 한화의 올 시즌에 마이너스가 될 건 하나도 없다. 오히려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됐다. 니혼햄전 8-19 대패도 상쇄할 만한 선전이었다. 한화는 내달 1일 LG 트윈스전까지 연습경기 일정이 잡혀있지 않다. 만약 야쿠르트를 상대로 무기력하게 졌다면 후유증이 남았겠지만 좋은 흐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훈련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김 감독은 지난 21일 "시간이 많지 않다"고 했다. 이제 귀국 전까지 훈련할 날은 6일 남았다. 마지막 담금질이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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