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권용관, 홍백전 그라운드홈런에 담긴 의미

[마이데일리 = 일본 고치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내야수 권용관이 첫 홍백전, 첫 타석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냥 홈런도 아니고 그라운드 홈런이다.

권용관은 28일(이하 한국시각) 한화 1차 전지훈련이 진행 중인 일본 고치 시영구장서 열린 자체 홍백전에 백팀 2번 타자로 선발 출전, 첫 타석에서 그라운드 홈런을 때려냈다.

공식 경기 홈런은 아니었지만 베테랑의 투혼과 책임감을 엿볼 수 있던 대목이었다. 권용관은 홍팀 선발 이동걸을 상대로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타구를 때렸다. 그런데 타구가 홍팀 중견수 송주호를 지나 펜스까지 굴러갔다.

권용관은 2루와 3루를 돌아 홈에서 벤트레그 슬라이딩을 감행했고,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간발의 차이였다. 온 힘을 다해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았다. 한국 나이 40세 베테랑의 투혼이었다. 더그아웃에서 기다리던 동료들도 하이파이브로 화답했다.

20년차 베테랑 권용관은 지난 7일 한화와 연봉 7천만원에 계약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친정팀 LG 트윈스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LG, SK시절 함께 했던 김성근 한화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이제 LG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이 아닌 한화의 주황색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훈련에도 언제나 진지하게 임한다. 지난 24일 라이브배팅서는 멋진 슬라이딩 백핸드 캐치에 이은 토스로 주자를 잡아냈다. 팀 내 최고참급 선수임에도 후배들과 똑같이 땀을 흘린다. 큰 형님이 솔선수범하니 후배들이 안 따라갈 수 없다. 주전 유격수 경쟁자인 강경학에게도 자극제가 된다.

이날 권용관의 그라운드 홈런은 단순한 1점이 아닌, 베테랑의 투혼과 책임감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한화 이글스 권용관이 1회말 첫 타석에서 타격하고 있다. 사진 = 일본 고치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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