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의 탄생' 한예슬, "사라가 나상실 뛰어 넘었냐구요?" (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지난 2006년 배우 한예슬은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 속 나상실 역을 통해 그야말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다양한 역으로 시청자들 사랑을 받았지만 나상실 역만큼 깊게 인식한 역은 없었다.

하지만 한예슬은 최근 종영된 SBS 주말드라마 ‘미녀의 탄생’(극본 윤영미 연출 이창민) 속 사라/사금란 역을 통해 또 한 번 그녀만의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전신성형과 다이어트로 다시 태어나 삶의 전환점을 맞이했지만 내면이 수더분한 아줌마 근성을 지닌 여인, 남편에게 배신당하고 이를 극복해 나가면서 한 남자와 로맨스를 펼치는 사라 역을 맡아 아름다운 외모는 물론 섬세한 감정 연기까지 선보여 호평을 얻었다.

한예슬은 최근 ‘미녀의 탄생’ 종영 후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오히려 노멀한 캐릭터보다 색깔 있고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더 쉬웠어요. ‘사라가 복합적인 인물이고 어렵지는 않았느냐’ 하는데 저는 굉장히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아줌마를 연기한 것에 대해 “‘환상의 커플’도 결코 평범하지 않았는데 편안하게 연기했어요. 사라도 역시 아줌마의 내면이 있는데 정말 편안하게 했던 것 같아요. 부담도 전혀 없었어요. 저한테 딱 어울렸다고 생각해요”라고 밝혔다.

“아무래도 그렇게 호들갑 떤다든가 주책을 떤다든가 하는 행동, 남들 눈 신경 안 쓰고 아줌마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부분들이 저한테 있어서 그랬겠죠? 전 사람들 앞에서 편안하게 주책도 떨고 그러거든요. 전신성형을 한 역 같은 것도 처음 데뷔했을 때쯤에는 성형에 대해 말하는 걸 불편해 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제 드라마에서 이 소재를 갖고 펼칠 수 있는 것들이 많잖아요. 세상이 바뀐 거라 생각해요. 부담도 전혀 없었어요. 저한테 딱 어울렸다고 생각해요.”

부담이 없었던 만큼 한예슬은 먹방이나 과감한 장면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예슬은 “먹는 거는 정말 어렵지 않아요. 먹는 걸 워낙 좋아해요. 맛있게 먹는 것도 좋아하고 먹을 때 많이 오물오물 씹는데 그게 맛있게 먹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 같아요. 입은 작은 편인데 입에 가득 넣고 씹다 보면 그게 맛있어 보이는 것 같아요”라며 “(주)상욱 오빠가 가슴을 만지거나 하는 과감한 장면도 저는 배우기 때문에 연기라 괜찮아요. 보는 분들이 불편해 하셨을까봐 걱정이 되긴 했어요”라고 털어놨다.

이어 한예슬은 ‘미녀의 탄생’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미녀’ 역을 맡아 미모에 대한 칭찬 세례가 이어진 것에 대해 “그게 아마 ‘미녀의 탄생’이란 드라마의 시너지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이름 자체가 미녀가 탄생했다는 건데 그게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준 것 같아요”라고 고백했다.

“사라가 전신성형 해서 짜잔 하고 아름답게 탄생했다는 테마 아래 극중에서 모두가 예쁘다고 해주기 때문에 사람들도 ‘아, 그런가보다’ 하고 자연스럽게 보신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저한테는 선물 같은 드라마예요. 나를 미녀로 만들어준.(웃음) 드라마 역할에 따라 마음껏 예쁨을 뽐낼 수 있는 역할을 한다는 게 쉽거나 많진 않잖아요. 이번에는 마음껏 입고 싶은 것 입고 헤어스타일도 마음대로 해보고 메이크업 제한도 안 받고 그래서 여배우로서 참 재미있었던 나의 하나의 쇼 같은 드라마 같은 느낌도 없지 않아 들었어요.”

한예슬은 선물 같은 드라마, 3년 만에 용기를 내 복귀작으로 택한 ‘미녀의 탄생’에 대한 애착이 상당했다. 사라 역에 대한 만족도도 컸다. 그렇다면 한예슬은 ‘환상의 커플’ 속 나상실을 뛰어 넘었다고 생각할까.

한예슬은 “아직까지 나상실을 뛰어 넘기엔.. 나상실은 워낙 독특했고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였어요. 나상실은 정말 특별한 캐릭터예요. 물론 정신은 나갔지만..”이라며 웃은 뒤 “사라는 물론 전신성형이라는 소재 판타지가 있지만 여러 부분에서 찾을 수 있는 여자 캐릭터라 생각해요. 자신감 없고 사랑을 못 받아 위축돼 있는 여성이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도움을 받으면서 점점 삶을 찾아가고 자기를 사랑할 줄 알게 되는 성장스토리가 좋았어요. 사라는 정말 사랑스러웠어요”라고 설명했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알게 된 사라만큼 한예슬 역시 높은 자존감이 돋보였다. 이에 대해 한예슬은 “자존감이 높은 건 맞는 것 같아요. 또 반면 내 자신에 있어선 굉장히 터프한 면도 있어요. 항상 만족도도 그만큼 크진 않은 것 같아요. 욕심이 앞서기도 하구요”라고 고백했다.

“저는 늘 항상 자신감 있었던 것 같아요. 더 성장하면 오만이 되나요?(웃음) 그런 부분에서 많이 공감한 게 아무리 예쁜 여자도 자신에 대한 만족도가 낮다면 그건 정말 자신을 정말 아름답게 바라보지 못하는 거예요.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 아름답게 봐줘도 본인 내면에서 그게 나오지 않는다면 그건 진정한 자신감과 아름다움의 예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외모와 상관없이 요즘 여성들은 자기 자신을 정말 사랑하는 레벨이 좀 높지 않은 것 같아요. 스타일이나 외모에 있어서도 각종 새로운 시술들이 발전하고 그래서 얼굴도 유행을 타더라구요. 근데 그 변화에 끊임없이 맞추다 보면 한도 끝도 없어요. 제일 중요한 건 내면의 자신감, 거울에 비친 내 모습에 대한 자신감이에요.”

[배우 한예슬.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