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드래프트, 올해도 유망주 쟁탈전으로 전락? [윤욱재의 체크스윙]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2015 프로야구가 모든 일정을 마치면, 2년마다 개최되는 2차 드래프트가 열린다. 각 구단은 보호선수 40명을 선정하고 지명 순서에 따라 타 구단으로부터 필요한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는 메이저리그의 '룰 5 드래프트'와 흡사하다. 각 구단에는 희비가 엇갈리는 선수들이 있다. 다른 팀에 가면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선수들이 분명 존재한다. 그런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자 만든 것이 바로 2차 드래프트다.

그런데 지난 두 차례 시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는 그 본질이 어긋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물론 김성배(롯데)처럼 와신상담을 하다 팀을 옮겨 빛을 발한 사례도 있어 많은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하지만 신인 선수는 자동 보호가 되지 않아 그해 입단한 신인 선수가 1년도 지나기 전에 팀을 옮기는 웃지 못할 사례가 있었다. 신인 선수는 한 해 10명 가까이 입단하는데 이를 40명이란 울타리 안에 모두 넣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실 신인 선수 뿐 아니라 2~3년차 선수도 보호하기가 어렵다. 군 입대를 앞둔 선수 역시 자동 보호란 없다. 그렇게 육성의 의미는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이대로라면 2차 드래프트는 다른 팀에서 유망주를 빼오는 전쟁터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되는데도 올해 열릴 2차 드래프트에서도 현행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10구단 kt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 9구단 NC는 2차드래프트 첫 해에는 추가지명 혜택을 받았고 두 번째 해에는 기존 구단들과 동일한 조건(3명 지명)으로 선수들을 지명했다. kt 역시 2차드래프트 첫 해에 추가지명 혜택을 받았다. 그리고 올해 두 번째 해를 맞는데 이젠 추가지명 혜택이 사라진다.

kt도 NC의 두 번째 해처럼 기존 규정 그대로 2차 드래프트에 나서야 형평성에 맞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kt에게도 희소식으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지난 해부터 퓨처스리그에서 기량을 쌓은 유망주들이 즐비한 kt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러한 내용은 실행위원회와 윈터미팅에서 논의됐는데 '막내'인 kt는 이렇다할 의견도 내놓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물론 개선의 여지는 있다. 한 구단 단장은 "신인급 선수를 보호해야 하는 것은 모든 단장들이 공감하고 있다. 분위기는 형성돼 있다"라고 말했다. kt가 NC와 동등한 조건에서 두 번째 2차 드래프트를 나서는 올해만 넘기면 규정이 바뀔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최소한 올해까지는 신인 선수가 타팀으로 이적하는 해프닝 같은 장면을 피하지는 못할 것이다.

[지난 2013년 퓨처스리그 올스타전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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