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소재 망한다? '피노키오' 박혜련·조수원은 달랐다 [종영특집①]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박혜련 작가와 조수원 감독의 콤비, ‘역시나’였다.

SBS 수목 드라마 ‘피노키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가 지난 15일 방송된 2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된 가운데 박혜련 작가와 조수원 감독의 콤비가 ‘역시나’ 빛났다. 앞서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로 시청자들에게 인정 받은 두 사람은 ‘피노키오’를 통해 또 한 번 저력을 입증했다.

‘피노키오’ 시작 전 박혜련 조수원 콤비의 재회는 다수의 시청자들로부터 격한 환영을 받았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는 박혜련 작가와 텍스트를 더욱 극대화시켜 배우들과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조수원 감독의 만남은 이미 ‘너목들’을 통해 입증된 바 있기 때문.

‘너목들’에서 박혜련 작가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가진 소년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중심으로 법정 공방과 그 사이에서 핀 로맨스를 그렸다. 각 인물들은 진심으로 타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고 이는 시청자들에게도 여운이 남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는 조수원 감독의 완벽한 연출력과 배우들의 열연을 만나 웰메이드 드라마로 시청자들 기억에 남았다.

‘피노키오’에서도 이들의 호흡은 여전했다. 당초 ‘기자’를 소재로 한 드라마 및 영화가 대중의 외면을 받은 ‘징크스’가 있었던 만큼 이들이 만들어낼 기자 이야기에도 의심이 뒤따른 것이 사실. 하지만 박혜련 작가와 조수원 감독이 하면 달랐다. 박혜련 작가는 탄탄한 이야기 설계와 뼈 있는 메시지로 매회 시청자들을 감탄케 했고, 조수원 감독은 이를 극대화시키는 연출력으로 박혜련 작가의 필력과 완벽히 어우러졌다.

박혜련 조수원 콤비의 저력은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배우들도 인정했던 부분. 특히 ‘너목들’로 호흡을 맞춘 이종석은 드라마 시작 전 제작발표회에서 “다른 작품을 하면서도 이상하게 ‘너목들’ 현장이 자꾸 생각났다. 그래서 작가님, 감독님이 항상 그리웠다”고 밝혔을 정도로 두 사람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시청자들은 물론 배우들도 믿는 제작진이었기에 이들이 그려낸 기자 이야기는 확실히 달랐다. 이 시대 일부 언론의 폐해를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진정한 언론의 역할을 논했다. 이와 함께 대중의 두 얼굴을 그려내며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했고, 우리 사회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사례를 통해 참회와 반성의 장을 만들기도 했다.

어찌 보면 일부 시청자들은 ‘피노키오’가 말하는 진실이 불편했을지도 모른다. 드러내고 싶지 않았거나 외면하고 싶었던 진실들을 영리하게 꼬집고 정의를 말했기 때문. 그러나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드러내고 싶지 않은 진실을 마주할 수 있게 됐고, 외면하고 싶었던 진실들을 놓치지 않고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그야말로 사회 개선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이렇듯 ‘피노키오’는 기자를 소재로 하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다는 징크스를 완벽하게 깨트렸다. 박혜련 작가와 조수원 감독의 완벽한 합은 물론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전체적인 합이 ‘역시나’를 외치게 하는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한편 ‘피노키오’ 후속으로는 현빈, 한지민 주연의 ‘하이드 지킬, 나’이 방송된다. ‘하이드 지킬, 나’는 세상에서 제일 나쁜 남자 지킬과 세상에 둘도 없는 착한 남자 하이드, 한 남자의 전혀 다른 두 인격과 사랑에 빠진 한 여자의 달콤 발랄한 삼각로맨스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오는 21일 밤 10시 첫 방송될 예정이다.

[‘피노키오’ 마지막회.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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