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킹키부츠', 더 화끈하게 더 매력적이게 '네 자신이 돼라' [MD리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네 자신이 돼라!'

뮤지컬 '킹키부츠'가 웃음과 감동은 물론 브로드웨이 작품의 정석을 보여주며 화끈한 에너지를 전하고 있다. '킹키하다!'라는 새로운 의미의 신조어를 강조하는 '킹키부츠'는 제목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 만큼이나 많은 요소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킹키부츠'는 폐업 위기에 처한 아버지의 구두공장을 물려받게 된 찰리가 우연히 만난 드랙퀸 롤라에게 영감을 얻어 여장남자들이 신는 부츠로 재기를 꿈꾸는 실화를 바탕으로, 이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우정과 꿈에 대한 희망을 그린다. 열정과 갈등 속에서 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에서 '네 자신이 돼라'라는 메시지가 전해진다.

제67회 토니어워즈 작품상을 비롯 6관왕을 수상한 '킹키부츠'는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유료점유율 97%를 유지하며 성황리에 공연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주요 도시 30개 투어도 뜨거운 반응 가운데 진행되고 있으며 올 겨울 한국에서 동시에 만나게 됐다.

최근 한국 뮤지컬 시장에는 성소수자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다뤄지고 있다. 그렇다고 인식을 바꾸자는 거창한 포부가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니다. 성소수자는 단순한 인물 설정일 뿐,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본질을 말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선입견과 상처 등을 자연스럽게 걷어내고 보듬는다.

'킹키부츠' 역시 마찬가지다. 여장 남자인 롤라의 성정체성이나 이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깊게 다루지 않는다. 이야기 흐름에 있어 특수한 장치가 되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나 자신의 변화를 이야기 한다. 네 자신을 찾고 네 자신이 돼라는 메시지가 더욱 가슴에 콕 박힌다.

때문에 '킹키부츠'는 성소수자 이야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의 편견과 억압 속에 당당히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려는 롤라의 모습, 별다른 꿈 없이 패기만 넘쳤던 찰리가 진짜 꿈을 향해 성장하며 진짜 자신을 찾는 모습을 통해 우리 모두의 '자신'을 끄집어낸다.

'킹키부츠'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킹키부츠'는 과감하고 화끈하다. 성적으로 비정상인, 변태적인, 별난, 삐딱한 등의 뜻을 갖고 있는 '킹키'(KINKY)의 사전적 의미만으로는 노골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킹키부츠'를 더 과감하고 화끈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작품 속에서 인물들이 전하는 메시지가 '킹키(KINKY)하다'라는 선입견 가득한 단어마저도 '네 자신이 돼라'라는 촌철살인 일침으로 바꿔버리기 때문이다. 이는 곧 공감으로 이어지고 그 무엇이 됐든 우리가 갖고 있는 선입견을 자연스럽게 없애는 작용을 한다.

꿈과 우정의 메시지 역시 나 자신을 찾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좌절과 재기, 열정과 성장이 적절하게 오가 이야기 전개에도 막힘이 없다. 찰리, 롤라, 로렌, 돈, 니콜라 등 확실한 인물 설정도 이야기를 부담 없이 이해하게 만든다.

'킹키부츠'를 더욱 화려하게 만드는 것은 90년대 팝여왕 신디로퍼의 어깨를 들썩이는 팝과 디스코 음악,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의상과 안무 등이다. 특히 롤라와 엔젤들의 화려한 무대는 관객을 압도한다.

특히 군제대 후 첫 복귀작으로 '킹키부츠'를 선택한 찰리 역 김무열은 여전히 건재하고, 롤라 역 강홍석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넘치는 끼는 물론 남다른 성량과 가창력이 보고 듣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롤라와 함께 하는 여장 남자, 엔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끼도 상당하다. 아름다운 외모와 몸매는 물론, 통통 튀는 표정과 제스처로 관객들을 홀린다. 특히 케이블채널 엠넷 '댄싱9'을 통해 춤 실력을 자랑한 한선천은 첫 뮤지컬임에도 불구, 매혹적인 표정 연기와 춤사위로 혼을 쏙 빼놓는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과감하고 화끈하게, 그러면서도 감동적이고 아름답게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편 뮤지컬 '킹키부츠'는 오는 2월 22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킹키부츠' 공연 이미지.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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