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 亞선수권 지금부터 준비하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한국농구는 2014년 아시안게임 남녀 동반우승, 16년만의 월드컵 참가와 좌절 등 의미 있는 일을 많이 겪었다. 2015년이 밝았다. 영광은 잊고 좌절을 교훈 삼아 새 출발해야 한다. 올해 한국농구는 남녀 모두 2016년 리우올림픽 예선을 겸하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아시아에 배정된 티켓은 오직 1장.

한국은 남녀 모두 2012년 런던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다. 남자는 1996년 애틀란타 대회 이후 한 번도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여자의 경우 꾸준히 올림픽에 나섰다가 런던행이 좌절됐다. 최종예선서 일본에 참패해 충격이 2배로 컸다. 한국농구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 20년만의 남녀 동반 참가를 노린다.

▲중국 텃세 만만찮다

남녀 모두 중국에서 대회가 열린다. 우선 8월 29일부터 9월 5일까지 우한에서 아시아 여자농구선수권대회가 열린다. 그리고 9월 23일부터 10월 3일까지 후난에서 아시아 남자농구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 홈 팬들의 막강한 응원을 바탕으로 매우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다. 홈 텃세도 심했다. 이번에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런던올림픽 이후 남녀 모두 세대교체에 돌입했다. 30대 초반의 선수들도 대거 제외하고 20대 초반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다. 남자의 경우 2013년 필리핀 마닐라 대회 8강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은 뒤 지난해 월드컵 와일드카드 참가도 마다하고 세대교체에만 집중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도 상대적으로 약했다. 여자의 경우 최근 일본의 아시아권 초강세는 중국의 세대교체에 따른 반사이익을 본 측면도 있다. 한국이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서 남녀 동반우승한 것도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봐야 한다.

중국이 노리는 건 2016년 리우올림픽. 최근 1~2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자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서 남녀 동반 우승해 리우올림픽 참가로 세대교체를 완성하고 세계무대 경험도 확실히 쌓겠다는 의도. 확실히 중국은 이번 아시아선수권서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상대적으로 심판 콜에서 이득을 볼 수도 있다.

▲준비 無

한국농구는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 올인했다. 이후 대표팀 운영 마스터 플랜은 전무하다. 애런 헤인즈, 앰버 해리스의 귀화가 불발된 이후 귀화선수 영입에 대한 논의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대표팀을 맡을 감독 역시 프로팀에서 뽑을 것인지, 전임제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결정된 바가 없다.

지난 2년간 남녀대표팀은 챔피언결정전 2연패를 차지한 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맡았다. 지금도 프로 우승팀 감독이 무조건 대표팀 감독을 맡아야 한다는 명문화된 조항은 없다. 남자의 경우 4강 플레이오프에 참가한 팀의 감독 중 1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추천 및 지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선수권대회를 7~8개월 앞둔 현재 남녀대표팀 사령탑 결정 원칙에 대해선 전혀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 최소한 어떤 기준으로 대표팀 감독을 뽑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정해진 게 없다. 만약 남녀대표팀이 리우행 티켓을 딸 경우 그 감독에게 올림픽 지휘봉을 맡길 것인지에 대해서도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

어차피 실질적인 준비는 프로 시즌이 끝나고 시작할 수 있다. 다른 대부분 국가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의 경우 상대적으로 대표팀 운영이 시스템화 돼있다. 적어도 한국처럼 국제대회를 치를 때마다 대표팀 운영 원칙과 방향을 놓고 우왕좌왕하지는 않는다. 한 농구관계자는 “농구협회가 KBL, WKBL과의 합의를 통해 리우올림픽 운영 방향과 시스템을 결정해야 한다. 이건 굳이 프로 시즌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이유도 없다”라고 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남녀 동반우승의 영광은 잊어야 한다. 언론들이 항상 강조하지만, 대표팀 운영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 프로 시즌이라는 이유로 대표팀 운영 시스템이 올 스톱되는 현상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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