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각오' 장성호, 그리고 kt와 이어지지 못한 김동주

[마이데일리 = 수원 강진웅 기자] 같은 베테랑으로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려는 의지는 모두 강했다. 또 기회를 잡고 싶어했다. 하지만 현실을 대하는 자세와 선택은 다른 결과를 낳고 말았다.

kt는 18일 경기도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신규 입단 선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조범현 감독을 비롯해 지난달 영입한 자유계약선수(FA) 3명과 각 구단에서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으로 영입된 선수들 9명이 모두 참석했다. 그리고 롯데의 내년 시즌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장성호(38)도 kt의 선택을 받았고 이날 함께 자리했다.

kt는 신생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선수들의 나이대가 어리다. 때문에 이들의 부족한 경험을 메워줄 베테랑의 존재는 필수다. 그래서 조범현 감독은 지난해 창단 이후 올 한 해 퓨처스리그를 치르면서 어떤 선수를 영입할지를 두고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조 감독의 선택은 장성호였다. 가장 화제를 모았던 김동주(38)는 결국 kt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특히 김동주는 최근 kt와 최종 계약 과정에서 이견이 있어 계약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조 감독에게 김동주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사실 조 감독은 김동주도 영입하려고 했다. 조 감독은 “김동주는 20인 외 특별지명과 FA 이후 영입을 생각했다. 포지션 등 팀에 필요하다는 판단이 생기면 동주를 만나야겠다고 생각했고 결국 만났다”며 “과거에 밖에서 제가 듣던 얘기와는 달리 직접 대화를 나눠보니 야구에 대한 열정도 컸고 마인드도 좋아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함께 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이날 김동주에 대해 더 이상 자세한 얘기를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자신의 팀 소속이 아닌 선수에 대해 말하는 것이 꺼려질 수밖에 없었다.

반면 장성호는 조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조 감독은 장성호 영입에 대해 “(장)성호는 저희 팀에 필요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올 시즌 퓨처스리그를 하면서 몇 차례 만났는데 본인 몸 상태나 마인드가 정말 마지막 열정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장성호를 영입하고 싶었고, 예전에 KIA 시절도 생각나서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성호도 자신을 선택해 준 조 감독에게 감사를 전하며 신생팀에서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장성호는 “수원구장에서 마지막으로 경기할 때 6타수 6안타를 쳤던 기억이 있다”며 웃은 뒤 “저도 어차피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주전이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젊은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면서 경쟁을 해야 한다. 사실 예전에는 양준혁 선배를 넘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2000안타 기록을 넘기고 나서 욕심이 줄어들었다. 팀이 새롭게 시작하는 입장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기록에 대해서는 사실 정확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신생팀에서 경쟁할 각오가 있음을 밝혔다.

장성호는 또 “저희는 신생팀이니 들이받겠다. 들이받겠다는 표현이 가장 적당한 표현인 것 같다. 상대와 신나게 한 번 붙어보겠다”며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사실 김동주는 현실적으로 갈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구단이 kt였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 탓에 김동주는 kt 유니폼을 입지 못하게 됐다. 조 감독은 김동주를 품으려 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반면 장성호는 조 감독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뒤 어린 선수들과의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자신이 주전으로 뛰지 못하더라도 팀의 최고참으로서 어린 동생들을 잘 이끌겠다는 각오가 돼 있었다. 결국 장성호와 김동주 두 베테랑은 같은 제안이 들어왔지만 현실을 대하는 다른 자세 때문에 결과도 달라지게 됐다.

[kt 위즈 장성호가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야구장에서 진행된 kt 위즈 프로야구 개막 D-100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딥하고 있다. 사진 = 수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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