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풍파 겪은 '1박2일', 뚝심으로 일군 시즌3의 성공(종합)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2007년 처음 방송을 시작한 '1박2일'은 시즌3로 거듭나기까지 숱한 풍파를 겪었다. 멤버들의 불미스러운 하차는 물론, 프로그램을 둘러싼 각종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꾸준히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하며 한 길을 걸어온 '1박2일'은 특유의 뚝심으로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웨딩홀에서 진행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 1주년 기자간담회에는 프로그램의 성공을 이끈 주역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유호진 PD를 비롯해 김주혁 김준호 차태현 데프콘 김종민 정준영이 참석해 지난 1년을 돌아보고, '1박2일'의 미래를 전망했다.

이날 유호진 PD와 여섯 멤버들은 '1박2일 시즌3'의 성공 비결로 '호흡' 또는 '친분'을 공통적으로 언급했다. 김준호는 "나는 오랫동안 '개그콘서트'에 출연해서 콩트를 짜는 것이 습관화된 사람이다. 그래서 초반에는 설정도 많이 했다. 하지만 멤버들과 친해지면서 그런 것들이 없어졌다. 만약 친해지지 못했다면 아직도 설정을 하면서 웃겼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호진 PD 역시 "지금 멤버들이 호흡이 좋다. 의도하지 않은 사람들의 만남이다보니 보기에도 편하고, 무엇보다 경쟁적이지 않은 인적 구성이 이뤄졌다고 본다"며 "특히 우리 스태프들도 모두 성향이 많이 다르다. 저는 굉장히 촌스럽고 감성적인 사람인데 반해, 조연출들은 웃긴 걸 좋아한다. 그리고 작가진 역시 경력 15년 이상으로, 게임과 퀴즈 등에 내공을 지녔다. 이런 상황에서 균형감 있는 업무 형태가 되다보니 프로그램이 순조롭게 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의 덕을 보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1박2일'은 지상파 3사(KBS MBC SBS)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코너별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11주 연속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1박2일'이 속한 '해피선데이' 역시 매회 시청률이 상승 중이다. 이 때문에 일부 방송 관계자들은 '1박2일'의 부활을 두고 "기적에 가깝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물론, 우여곡절도 많았다. 앞서 언급한대로 '1박2일'은 제작진과 멤버 간 호흡이 생명처럼 여겨지는 프로그램이기에 유기체처럼 연결된 멤버의 하차 혹은 교체는 '1박2일'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MC몽이 병역 문제로 하차하고, 세금 탈루 혐의를 받던 강호동이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하면서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투입된 김승우 차태현 성시경 주원은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며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노력했지만, 한 번 꺾인 분위기는 좀처럼 되살아 날 줄 몰랐다.

결국 기존 멤버인 차태현 김종민에 더해 김주혁 김준호 정준영 데프콘이 새 멤버로 합류, 시즌3가 시작됐다. 한 눈에 봐도 별다른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의외의 조합이었다. 그래서 시즌3 초반 일부 우려 섞인 시선이 존재하기도 했지만, 새 멤버들은 '1박2일'에 자신들만의 색깔을 입히며 다시 시청자들 앞에서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1박! 2일!'을 외칠 수 있었다. 이같은 성공 뒤에는 유호진 PD의 성장도 한 몫했다.

유호진 PD는 "처음 프로그램을 맡아서 '시즌1 때 했던 방식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녹화를 반복할 수록 왜 다른 선배들이 이 프로그램을 7년간 이어오면서 원형에서 다르게 가려가려고 했는지가 이해되더라"며 "출연자의 구성이 달라지면 프로그램도 달라진다는 걸 느꼈다. 이게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걸 이제와서 경험한 것 같다. 다른 사람이 오면 다른 일을 하고, 다른 여행을 해야한다는 걸 이제야 느꼈다. 그게 제가 겪은 시행착오였다"고 밝혔다.

또 유 PD는 "지금 우리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이유는 제가 보기에는 7년 전부터 내려오는 일종의 유산 때문인 것 같다. 저희가 조금 미숙하거나 다른 것을 했을 때도 고정 시청자 분들이 계셨다"며 "사실상 그 분들이 이 시즌을 허락해 주신 것이나 다름 없다. 당분간은 변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다. '1박2일'이 가진 기본 파워를 믿기 때문에 다양한 걸 해볼 수 있다. 그게 우리가 누리는 호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앞으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1박2일'은 이미 수차례 위기를 겪었던 만큼 스스로는 더욱 단단해졌다. 제작진과 멤버들의 호흡이 좋은만큼 미래에 대한 전망도 밝다. '1박2일'의 성공을 '기적'이라고 표현한 데프콘이 다시 1년이 지나고, 또 2년이 지난 후에도 '기적'을 언급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여섯 멤버들과 유호진 PD. 사진 =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