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건리의 선택, 꼭 지금이어야 했을까 [허설희의 신호등]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가수 메건리의 선택은 꼭 지금이어야 했을까.

메건리는 현재 소속사 소울샵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 분쟁 중이다. 앞서 메건리는 전속계약 조항이 불합리 하고 활동에 강제성이 있었다며 소울샵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소울샵 엔터테인먼트가 반박에 나서며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갔다.

설상가상으로 메건리 측은 김태우의 부인인 김애리가 경영이사로, 장모인 김모씨가 본부장으로 취임한 후 폭언과 부당한 대우에 시달렸다고 주장했고, 이에 소울샵엔터테인먼트 측이 정면 반박에 나서면서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메건리와 소속사, 어느쪽이 진실인지를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 하지만 메건리의 선택이 꼭 지금이어야 했는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 메건리의 선택으로 인해 메건리, 소울샵엔터테인먼트에 피해가 간 것은 물론 애먼 뮤지컬 '올슉업' 측이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메건리는 신인임에도 불구 뮤지컬 '올슉업'을 통해 뮤지컬 데뷔를 하게 됐다. 메건리의 실력이 그녀를 캐스팅 하는데 큰 부분으로 작용했겠지만 소속사의 힘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을 터. 어쨌든 뮤지컬 '올슉업'은 메건리를 캐스팅해 오로지 공연만을 목표로 연습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메건리와 소속사의 분쟁이 생기면서 뮤지컬 '올슉업' 측 또한 피해를 입게 됐다. 이미 첫공연 직전까지 진행된 연습 기간, 배우들의 구성, 이들의 합이 무시된 채 구멍이 생겨 버린 것. 메건리와 함께 로레인 하트 역을 맡아 더블로 무대에 서려 했던 최수진은 졸지에 원캐스트가 돼버렸다. 뮤지컬은 물론 한 배우에게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뮤지컬 '올슉업' 측 또한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올슉업'의 제작사 킹앤아이컴퍼니는 메건리가 연습 기간 중 연습에 빠져 차질을 빚는가 하면 일방적인 하차를 통보함으로 인해 입은 피해를 전하며 법적인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연 개막 3일을 앞둔 상황에서 제작사를 비롯 배우들이 느꼈을 황당함이 어느 정도였을지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때문에 메건리가 자신의 뜻을 전하는 시점에 다소 아쉬움이 생긴다. 아무리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했더라도 자신의 소임은 다 했어야 한다. 그래야 할 말도 있는 것이다. 소속사에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닌 가수와는 다른 분야의 활동에 피해를 주고, 관객들을 기만하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용납할 수 없는 프로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또한 소속사 뿐만 아니라 자신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했던 새로운 분야에 배신감을 느끼게 한 것도 아쉽다. 메건리는 소속사의 일방적 지시를 주장하기 위해 뮤지컬 '올슉업' 오디션 또한 일방적 지시로 참여했다고 발언했다. 이는 자신을 캐스팅한 뮤지컬 자체를 기만하는 행동일 뿐만 아니라 서로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발언이기도 하다.

결국 제작사 측은 메건리가 비공개 오디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까지 했다. 결국 메건리에게는 이 발언이 득보다 실이 된 셈이다. 소속사와의 적대적 관계를 넘어 자신의 역량을 더욱 키우고자 도전했던 분야에도 배신감을 안겨주며 적대적인 관계가 돼버렸다.

메건리의 선택은 그녀의 인생에 있어 중요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녀의 선택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그 시점에는 분명 아쉬움이 따른다. 완벽한 공연을 기다리던 관객들에게도 그 아쉬움은 똑같을 것이다.

그럼에도 메건리의 선택이 꼭 지금 해야 했던 선택이었다면, 꿈을 위해 밝게 웃던 소녀, 충분한 실력과 그 가능성에 기대를 갖게 한 소녀의 그 선택이 시점의 옳고 그름을 넘어 결국엔 어느 입장에서든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가수 메건리, 메건리 뮤지컬 오디션 영상 이미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로네뜨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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