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팀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한화 이글스가 좌완 계투 권혁을 품에 안았다. 불펜 강화를 위한 최고의 선택이다.

한화는 28일 오후 "권혁과 계약기간 4년 총액 32억원에 FA 계약을 완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권혁은 2002년부터 무려 13년간 뛴 정든 삼성을 떠나 한화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세부 계약 내용은 계약금 10억원에 연봉 4억 5천만원, 옵션 4억원이다.

계약은 무척 순조롭게 이뤄졌단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권혁 영입으로 한층 강력한 계투진을 구축하게 됐다"며 "어제, 오늘 만나서 서로 의견을 조율했다.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권혁이 최근 삼성에서 등판 기회가 줄었는데, 한화에서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우승 경험도 있는 선수다. 한화도 앞으로 좋아질 수 있는 팀이기에 잘 녹아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권혁은 통산 512경기에서 37승 24패 11세이브 113홀드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 중이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꾸준히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고, 2008년에는 43경기에서 6승 무패 15홀드 평균자책점 1.32 맹활약으로 그 해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했다. 삼성 불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그러나 2012년부터 조금씩 입지가 좁아졌다. 지난해에는 52경기에서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고, 올 시즌에는 38경기 3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2.86으로 선전했으나 중요한 상황에는 투입되지 못했다. 보여줄 게 많았던 권혁으로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결국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팀에 가고 싶다"며 원소속 구단 삼성과 우선협상 마지막날(26일)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그리고 '야신'의 품에 안겼다.

권혁은 계약 직후 "먼저 나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주고 배려해준 한화 이글스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평소 김성근 감독님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돼 기쁘다. 팀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최대한 그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한화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외부 FA를 영입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정근우, 이용규와 각각 4년 70억원, 67억원에 계약했다. 당시 내부 FA 이대수(4년 20억원, 현 SK), 한상훈(4년 13억원), 박정진(2년 8억원)까지 잔류해 총 178억원을 썼다. 올해는 내부 FA 김경언과 3년 8억 5천만원에 계약했고, 권혁까지 품에 안았다. 계속된 투자로 도약 의지를 보이고 있는 한화다.

[권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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