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행' 이대형과 김기태 감독, 악연으로 굳어지나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이대형과 김기태 감독, 이쯤되면 악연이라 할 만하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28일 오전 각 구단 보호선수 20인 외 지명을 발표했다. 투수로는 넥센 장시환, 두산 정대현, 한화 윤근영, NC 이성민을, 야수로는 포수 롯데 용덕한, 외야수 KIA 이대형, LG 배병옥, SK 김상현, 내야수 삼성 정현을 선택해 투수 4명, 내야수 1명, 외야수 3명, 포수 1명 등 총 9명을 지명했다.

단연 눈길을 끄는 인물은 이대형이다. 이대형은 올시즌 126경기에 나서 타율 .323 1홈런 40타점 22도루 75득점으로 맹활약했다. FA 이적 후 KIA에서의 첫 시즌은 대성공이었다. 하지만 KIA 유니폼을 입은지 1년도 되지 않아 홈 구장을 수원으로 옮기게 됐다.

자연스레 김기태 감독과의 인연 혹은 악연이 떠오를 수 밖에 없다. 이대형과 김기태 감독은 LG에서 인연을 처음 맺었다. 김기태 감독이 팀을 이끌기 전인 2011시즌까지 이대형은 팀의 붙박이 1번 타자로 활약했다. 타격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지만 발 하나만큼은 명불허전이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 취임 이후 이대형의 입지는 급격히 줄어 들었다. 2012시즌 101경기, 2013시즌 102경기에 나섰지만 300타수가 넘지 않는 것에서 보듯 주전에서 밀려났다. 대주자로 나서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2013시즌 종료 후 이대형은 FA를 선언한 뒤 KIA와 4년간 최대 24억원에 계약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KIA가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준 것 아닌가라는 말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올해 이대형은 몸값을 해냈다.

이대형과 김기태 감독 인연이 끝날 것 같은 순간, 이번엔 김기태 감독의 이동이 있었다. 우여곡절 속 선동열 감독이 자진사퇴한 뒤 KIA에서 김기태 감독을 영입한 것.

하지만 두 사람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르는 일은 없게 됐다. KIA에서 이대형을 20인 보호선수로 묶지 않았고 kt는 쾌재를 부르며 그를 데려갔다. 악연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LG 시절 이대형과 김기태 감독.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