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에 담긴 두가지 미덕과 한가지 진부함 [MD리뷰]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후 16년 만에 전통 전쟁영화 '퓨리'가 공개됐다. '퓨리'는 2차 세계대전, 전차부대를 이끄는 워 대디가 4명의 병사와 함께 탱크 '퓨리'를 이끌고 적진 한 가운데로 진격하며 펼쳐지는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퓨리'는 리얼하고 흥미롭지만, 다소 진부하다. 먼저 리얼함은 제목인 '퓨리'에서부터 느껴진다. 영화 속에서 워 대디(브래드 피트)가 4인의 병사와 함께 이끄는 퓨리는 실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활약했던 탱크를 소재로 하고 있다. 워 대디의 전차부대가 이끄는 미군의 M4 셔먼탱크와 독일군의 티거 탱크 등 2차 세계대전에서 실제 사용된 탱크를 기준으로 리얼리티를 살렸다.

주인공이 탱크인 만큼 제작진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탱크 5대를 찾는데 집중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영국 군부대 차량 협회를 통해 영화 촬영에 제공 가능한 탱크를 찾아냈고,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릴 수 있었다.

여기에 워 대디가 진두지휘하는 전차 전투는 흥미롭다. 긴박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전투는 관객들의 심박수를 올리고, 긴장감을 유지하게 만든다. 여기에 브래드 피트의 카리스마가 더해져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퓨리'의 두 번째 백미는 배우들의 열연이다. 워 대디 역의 브래드 피트를 비롯해 신병 노먼 앨리슨 역의 로건 레먼, 바이블의 샤이아 라보프, 고르도의 마이클 페나, 쿤 애스의 존 번탈까지 전장의 불안을 적절하게 표현했다.

단 한대의 탱크와 5명의 대원, 즉 최소의 인원과 최악의 상황에서 전투를 펼쳐야 하는 전차부대원들은 반복되는 전쟁으로 인한 지친 감정과 생존을 유지하며 생기는 유대감, 동료애 등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특히 브래드 피트와 로건 레먼의 케미는 뛰어나다. 브래드 피트는 뛰어난 카리스마와 리더십으로 퓨리 전차부대를 이끄는 워 대디 역을, 로건 레먼은 전장의 현실을 알지도 못하는 신병 노먼에서 점차 현실을 알게 되고 전쟁에 익숙해지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바로 이곳에서 비롯된다. 진부하고 전형적인 상황이다. 어리바리한 신병이었던 한 남자가 전쟁에 뛰어들면서 점차 성장하고 전쟁영웅이 된다는 스토리는 수도 없이 되풀이 된 진부한 이야기다.

요컨대 '퓨리'는 그동안 전쟁영화에서 수도 없이 다뤄져왔던 캐릭터의 답습이지만, 전장을 리얼하게 그려냈으며, 배우들의 열연이라는 양념이 들어간 작품이다. 즉 두 가지의 미덕과 한가지의 아쉬움이 있다. 러닝타임 134분. 15세 이상 관람가. 오는 20일 개봉.

[영화 '퓨리' 포스터, 스틸컷. 사진 = 소니픽쳐스릴리징 월드디즈니스튜디오스코리아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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