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노윤호, 5년 만에 연기력 논란 꼬리표 뗐다[MD포커스]

'시청자 예상 깨고 '야경꾼일지' 주연 4인방 중 가장 안정된 연기'

'첫 드라마 '맨땅의 헤딩' 이후 5년 만에 일취월장'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월화드라마 '야경꾼일지'가 엉성한 극본과 연출로 실망감만 안겨줬지만, 무석 역으로 출연한 남성듀오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정윤호)에게 만큼은 남다른 작품으로 기억될 듯하다.

2003년 동방신기로 화려하게 데뷔해 10대 팬들을 사로잡았던 유노윤호가 연기에 처음 도전한 건 2009년 MBC 드라마 '맨땅에 헤딩'. 무대 위 팬들의 뜨거운 함성과 달리 유노윤호는 첫 드라마 무대에서 시청자들의 호된 비판만 들었다. 어설픈 연기력으로 덜컥 주연을 맡아 극을 선도하지 못하며 '역시 아이돌 출신 배우는 안 된다'란 지적을 당했다.

절치부심한 유노윤호는 2011년 KBS 2TV 드라마 '포세이돈' 특별출연을 거쳐 지난해 SBS 드라마 '야왕'의 백도훈 역으로 이미 큰 실패를 겪었던 드라마 무대에 재차 올랐다. 과거보다 안정적이란 평은 얻어냈으나 한 번 돌아선 시청자들의 마음이 쉽게 박수소리로 바뀌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야경꾼일지'에 유노윤호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에도 반응은 차가웠다. 게다가 첫 사극 출연이라 연기력 논란 꼬리표를 달고 있는 그에게 대중의 기대감은 전무 하다시피 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이 열리자 예상 밖으로 유노윤호는 주연 4인방 중 가장 사극에 어울리는 연기력을 보여줘 "의외다", "연기가 많이 늘었다"란 평가를 이끌어냈다. 임금을 향한 충정으로 가득한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 무석을 낮은 목소리로 묵직하게 연기했고 액션 연기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부족함 없었다. 여동생의 죽음 앞에 무석이 오열하던 장면은 유노윤호가 가수로 무대에 섰을 때와 달리 전혀 멋있어 보이지도 않았고 눈물, 콧물까지 흘렸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인상적이었다.

다른 주연 배우들은 힘이 과하거나, 사극과 어울리지 않는 현대극 말투로 연기하며 '야경꾼일지'에 대한 실망감에 일조했다면, 예상 외로 늘 '연기력 논란' 꼬리표를 달고 다니던 유노윤호가 기대 이상의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것이다.

여전히 발음이나 대사 속도 등의 문제는 개선되어야 할 여지가 있다. 다만 '맨땅에 헤딩' 시절의 연기력과 비교한다면 유노윤호가 쏟았을 노력이 짐작돼 앞으로의 활동에 기대감을 가져볼 만하다. 유노윤호는 드라마 방영 전 MBC '별바라기'에 출연해 자신의 연기력 논란을 언급하며 "사람들에게 많은 손가락질 받고 여러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난 좋다. 오히려 반응이 있고 관심이 있기 때문에 악플도 단다고 생각한다"며 의연한 자세를 보인 바 있다.

[남성듀오 동방신기의 유노윤호, '맨땅에 헤딩' 출연 당시, '야경꾼일지' 속 유노윤호(위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MBC-래몽래인 제공-MBC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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