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발견' 성준 "김슬기 사인 받고 싶었다"(인터뷰)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지난 7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극본 정현정 연출 김성윤 이응복)은 극중 현실적인 대사와 상황들이 사랑을 경험한 20~30대 시청자들의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체감 인기만은 최고였던 이 작품에서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든 이가 있었으니, 바로 남하진 역의 배우 성준이다.

남하진은 누가 봐도 빠질 데가 없는 완벽한 남자다. 직업은 성형외과 의사이고, 넉넉한 집안, 그리고 자상한 성격까지 어디하나 모난 데가 없다. 특히 여자친구에게는 그 누구보다 헌신적인 최고의 남자. 그래서 한여름(정유미)은 과거의 아픔을 깨끗하게 잊고 남하진과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갈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강태하(문정혁)라는 라이벌이 나타나면서 결혼까지 생각했던 하진과 여름은 관계가 삐그덕 대기 시작했고, 결국은 이별을 맞아야했다. 그래도 남하진 이 남자, 어떤 여자라도 마음을 뺏길 수밖에 없는 매력을 지닌 멋진 캐릭터였음은 분명했다.

종영 후 인터뷰를 위해 만난 성준은 드라마 속 그 모습 그대로였다. 그 역시 자신이 연기한 남하진 캐릭터에 대해 "저도 처음에는 완벽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굉장히 성숙한 사람이었다"고 공감을 표하면서도 "그런데 마지막에 여름과 관계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실수를 하기 시작하고 인간다운 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결국 여름과의 이별로 남하진이 한 단계 성숙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하진은 똑똑한 듯 하면서도 유독 여름 앞에서만은 바보가 되는 남자였다. 여름이 우연히 헤어진 전 남자친구 태하와 만나 얼떨결에 하룻밤을 보냈을 때도, 자꾸 계속되는 우연한 만남 속에서도 하진은 여름에게 그 어떤 변명도 듣지 않고 그저 믿어주기만 했다. 그런데 그 우연이 심심치 않게 반복되고, 급기야 여름이 태하로 인해 힘들어하는 모습을 발견하면서 하진은 그동안 참고 참았던 울분을 한꺼번에 토해냈다. 화 한 번 낸 적 없던 하진은 여름에게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별이 두려웠던 하진은 사과의 말을 건넸지만, 이미 여름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늦은 뒤였다.

"솔직히 결말은 어떤 부분에서는 만족스러웠고, 어떤 부분에서는 아쉬웠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하진이와 여름이 잘 됐으면 했거든요. 하지만 다른 측면으로 보면 하진이가 이별을 통해서 한 단계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후반에 드디어 자기 표현도 하고 화도 내고 헤어지자고도 얘기했잖아요. 이해가 안되고 답답한 부분들을 본인이 깬 거죠."

성준은 이번 작품을 통해 에릭 정유미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는 에릭에 대해 "내가 어릴 때부터 알고 있던 연예인이다. 나이를 먹고 나서 만나니까 신기하더라. 그리고 에릭 형은 굉장히 담백한 사람이다. 귀여운 면도 있다. 정말 멋있는 사람이었고, 또 촬영장에서도 굉장히 편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특히 김슬기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내가 원래 'SNL코리아'를 즐겨봤는데, 처음 김슬기를 만나고 '저 사람에게 사인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웃겼다. 이번에 함께 작업을 해보니 역시 김슬기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드라마에서 서툴지만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준 성준. 그의 실제 연애 스타일이 궁금했다. 그러나 성준은 "근래에 제대로 된 연애를 못해봐서 나도 어떤 스타일인지 모르겠다"고 교묘하게 답변을 피해갔다. 그러면서 "하진과 어떤 부분에서는 비슷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또 다르다. 어릴 때는 올인하는 스타일이었다"고 말했다.

"저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남하진처럼 올인하게 될 것 같아요. 제가 성격 유형 검사를 받은 적이 있는데, 되게 특이한 성격이더라고요. 여자에게 올인하는 스타일이라고. 검사 결과가 실제 저의 모습과 너무 닮아 있어 놀랐어요. 사실 저는 좋아하면 뭐든 올인을 잘 해요. 특히 요즘에는 사진에 푹 빠져 있는데, 지인의 스튜디오를 빌려서 사진을 찍기도 했죠. 또 욕심이 많아서 여러가지 시도를 하기도 해요. 요즘에는 피아노도 배우고 있어요."

이상형도 확고했다. 성준은 "똑똑한 사람에게 끌린다"고 강조했다. 성준은 그러나 "학벌 같은 걸 말하는 게 아니라 어떤 방면이든 재치가 있는 사람이 좋다. 얼굴 예쁜 분들은 많은데, 내 눈에 끌리는 분은 없었다. 유머나 재치가 있는 분이라면 그린라이트가 켜질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인터뷰 때마다 똑똑한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예쁘고 똑똑한 사람이 좋다. 솔직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엉뚱한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모델 출신인 성준은 그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조금씩 자신만의 필코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아직도 자신의 연기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고, 앞으로 더 많은 작품에 출연해 그 부족함을 채우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 연기는 우연히 시작하게 됐지만, 이제는 운명처럼 느껴진다는 성준.

"어떤 구체적인 역할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단지 좋은 작품이 있다면 출연하고 싶다는 바람은 있죠. 제가 아직 신인이고, 나이도 어리다보니 뭘 가려서 출연할 입장은 아닌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이든 배운다는 마음으로 출연하려고요. 지금까지도 그랬고, 또 앞으로도 그럴 생각입니다. 이것저것 안 가리고 기회만 주어진다면 다양하게 해보고 싶어요."

[배우 성준.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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