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5패 ERA 5.12' 커쇼, 끊지 못한 가을 잔혹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이만하면 '가을 잔혹사'라고 불러야 할 듯하다. 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포스트시즌만 되면 힘을 쓰지 못한다. 이번에는 팀의 디비전시리즈 탈락과 직결됐기에 충격파가 더 컸다.

커쇼는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4피안타(1홈런) 2볼넷 9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4일 NLDS 1차전(6이닝 8실점) 이후 3일 쉬고 등판했음에도 최고의 구위를 선보였으나 7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2-3으로 패한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커쇼에겐 명예회복이 필요했다. 3일 휴식 후 등판한 이유가 있다. 커쇼는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서 4이닝 10피안타 7실점으로 무너졌다. 지난 4일 NLDS 1차전서 6⅔이닝 8피안타 8실점 부진을 보였는데, 7회에만 6실점했다. 이번에는 그 정도로 무너지진 않았으나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한 방을 얻어맞고 말았다.

정규시즌 '괴물모드' 이후 가을야구에 나섰지만 세인트루이스를 만나 연거푸 처참하게 무너졌다.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도 1승 4패 평균자책점 5.20이 됐다. 올해 정규시즌 27경기에서 21승 3패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한 '에이스'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팀의 패배와 동시에 시즌이 끝나는 상황. 엄청난 부담감을 짊어지고 마운드에 오른 커쇼다.

5회까지는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웠다. 1회말 선두타자 맷 카펜터와 랜달 그리척을 각각 5구째 75마일 커브, 6구째 88마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곧이어 맷 홀리데이도 5구째 74마일 커브로 루킹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2회와 3회는 볼넷 단 하나만 내주고 깔끔하게 막았다.

4회가 고비였다. 1사 후 그리척의 안타에 이은 폭투로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다. 이어진 홀리데이의 2루수 땅볼로 2사 3루 위기가 이어졌으나 페랄타를 5구째 74마일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5회말에는 2사 후 존 제이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콜튼 웡을 땅볼로 잡고 추가 진루 없이 이닝을 마쳤다.

2-0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6회. 커쇼는 더욱 위력을 발휘했다. 선두타자 대타 피트 코즈마를 3구째 74마일 커브, 맷 카펜터는 6구째 94마일 직구로 연거푸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구위는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곧이어 그리척마저 7구째 88마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쳤다. 6회까지 투구수는 94개였다.

7회가 최대 위기였다. 불안한 기운이 감돌았다. 선두타자 홀리데이와 페랄타에 연속 안타를 얻어맞아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투구수는 정확히 100개에 다다랐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이 그를 교체할 듯 보였으나 좌타자인 아담스 타석이라는 점을 감안해서인지 그대로 마운드에 뒀다. 최악의 한 수였다. 커쇼는 아담스에 2구째 73마일 커브를 통타당해 우월 역전 스리런포를 얻어맞았다. 흐름이 완전히 넘어갔다. 결국 커쇼는 페드로 바에즈와 교체돼 마운드를 떠났고, 팀은 2-3으로 졌다.

커쇼는 이날 패배로 통산 포스트시즌 11경기에서 1승 5패 평균자책점 5.12를 기록하게 됐다. 특히 올 시즌 NLDS 2경기에서는 2전 2패 평균자책점 7.82다. 팀이 반드시 이겨야 했던 1, 4차전을 이겨내지 못한 게 너무나 아쉬웠다. 최근 세인트루이스와의 포스트시즌 3차례 만남에서 모두 패했다. 이래저래 커쇼의 가을은 쌀쌀하기만 하다. 정규시즌 2년 연속 16승 이상을 거뒀던 커쇼이기에 충격파는 더 크다.

[클레이튼 커쇼.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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