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칸타빌레' 주원 "'베토벤' 김명민 의식했다"(인터뷰)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배우 주원이 이번에는 클래식 지휘자로 돌아온다. 오는 1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극본 신재원 박필주 연출 한상우 이정미 제작 그룹에이트)에서 주원은 세계적인 지휘자를 꿈꾸는 까칠 완벽남 '차유진'으로 분해 시청자들과 만난다.

'연애의 발견' 후속으로 방영되는 '내일로 칸타빌레'는 일본의 인기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클래식에 대한 꿈을 키워가며 열정을 불태우는 열혈 청춘들의 사랑과 빛나는 성장 스토리를 담는다. 극중 여자 주인공 '설내일' 역은 배우 심은경이 열연한다.

주원은 이번 드라마를 위해 캐스팅 직후부터 지휘 연습에 몰두했다. 특히 원작 속 '치아키 선배'의 한국 버전을 위해 주원은 비주얼 뿐 아니라 행동, 말투, 표정까지 완벽하게 표현해 내 현장 스태프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심은경과의 찰떡 호흡까지 과시해 '내일도 칸타빌레'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주원은 '내일도 칸타빌레'의 첫 방송을 일주일여 앞둔 6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원작이 있는 드라마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도 클래식에 대한 매력이 빠져들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주원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원작 드라마 속 '치아키 선배' 역의 타마키 히로시와의 비교에 대해서는 "나만의 차유진을 표현할 뿐"이라며 비교 자체를 거부했다.

다음은 주원과 나눈 일문일답.

▷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사실 훌륭한 원작을 다시 한다는 게 부담이었다. 그리고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지휘자 캐릭터로 김명민 선배님이 큰 인기를 끌었었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부담을 느끼긴 했지만,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뭔가 새로운 걸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말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추가해서 연기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 작품을 출연하게 됐다. 선택은 잘 한 것 같다. 우리 드라마가 색깔이 확실히 달라 신선한 작품이 될 것 같다."

▷ 원작 '노다메 칸타빌레'를 봤나?

"원래부터 원작 만화 드라마 모두 팬이었다. 그래서 캐스팅 제의를 수락하고 다시 한 번 봤다. 나는 굉장히 재밌었다. 나는 한국인이지만 그 정서가 정말 잘 와닿았다. 많은 분들이 정서가 다르다며 걱정을 하시는데, 저는 원작을 재밌게 봤다. 그리고 예전에 '노다메 칸타빌레'를 봤을 때도 느꼈지만, 아마 시청자 분들도 우리 드라마를 통해 클래식의 매력에 빠져들 것이라 생각한다."

▷ 원작과는 큰 차이가 있나?

"큰 틀은 벗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치아키가 지휘한 곡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한 곡으로 오래 스토리를 풀었다. 많이야 두 세 곡이다. 그런데 내가 해야 할 곡은 6~7곡이다. 그래서 일부 팬 분들은 그 부분을 걱정하더라. 또 멜로나 로맨스에 치중이 되지 않을까 염려도 하신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음악에 더 무게를 둘 것이다. 그리고 원작에서 아기자기한 장면들을 많이 가져왔다. 코믹 연기를 하기 보다는 상황이 웃긴 장면들이다. 또 배우와 스태프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똑같이 만들 수가 없다. 새로운 느낌의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있다."

▷ 나이 어린 여주인공과는 첫 호흡, 어떤가?

"심은경은 워낙 경력이 많다. 아역 때부터 연기를 했다. 연기를 잘해서 자극을 받기도 한다. 얼마 전 은경이가 나에게 '오빠 정말 잘하는 것 같다'고 하는데, 쑥스러웠다. 사실 그 나이 또래에 (연기에 대해) 그렇게 고민을 하고, 욕심이 있는 배우가 또 있을까 싶기도 하다. 편집본을 보면서 느낀 건 은경이가 잘 해주고 있다는 거다. 물론, 나도 밤샘 촬영할 때도 체력이 좋다보니 스태프들이나 배우들을 챙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 지휘, 바이올린 등은 얼마나 연습했나?

"5개월 정도 연습했다. 뮤지컬 '고스트'를 공연할 때도 연습 중이었다. 대기실에서 바이올린을 연습하다 무대에 오른 적도 있다. 사실 어떤 전문직을 하게 되면, 그 분야의 사람들이 봤을 때 보기 꺼려하지 않고, 호감을 느낄 정도의 실력을 만들고 싶어 열심히 한다. 이번 피아노와 바이올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어려웠다. 재미는 있는데, 뭐든 깊게 배우면 어려운 것 같다. 아마 이번 작품에서 현악기 연주하는 배우 분들은 정말 고생이 많으 실거다. 물론 대역도 쓰긴 하지만, 시청자들이 봤을 때 , 정말 저 사람들이 연주 하는 것처럼 느껴져야 한다. 아마추어처럼 보이고 싶지 않아 열심히 했는데, 지금 촬영하는데 무리는 없다. 나도 놀랍다. 편집의 힘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잘 됐다."

▷ 스스로 악기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나?

"내가 소질이 있다기 보다는 다시 태어나면 지휘자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직휘가 지금도 제일 재밌다. 악기들 연주를 듣는다는게 정말 좋다. 음악에 취한다는 게 뭔지 알 것 같다. 수십대의 악기가 나를 둘러싸고 있는데, 음악에 취할 것 같더라. 왜 지휘자들이 음악에 취한 듯 지휘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마에스트로의 매력도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됐다. 또 그렇게 발달한 귀가 매력적이기도 하다. 나중에 아들이라도 시키고 싶다고 농담할 정도다."

▷ 실제 악기를 배운 경험은?

"어릴 때 피아노도 배우고 클라리넷도 배웠다. 그런데 피아노 선생님들이 레슨 도중 자로 손을 때려 그게 싫어서 학원을 안 갔다. 클라리넷은 꽤 배웠은데, 사실 그때 피아노를 더 배워둘 걸 하는 후회는 한다. 그리고 다행히 어렸을 때 어머니가 음악을 많이 배우게 해서 아직 박자감은 있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올해 유독 출연 작품이 많은데, 그럼에도 '내일도 칸타빌레'를 선택한 이유는?

"정말 솔직히 말하면 일년에 한 작품은 해야 한다.(웃음) 사실, 뮤지컬을 하면서 영화 '패션왕' 촬영에 들어갔고, 중국 영화도 한 편 찍었다. 그리고 '내일도 칸타빌레'까지 출연하게 된건데,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나는 한 번도 일을 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공연할 때는 5시쯤 가서 목 풀고 공연하고 퇴근하면 되고, 영화 찍을 때는 또래 배우들끼리 수다 떨고 놀면서 촬영했다. 중국 영화도 한경 형이 잘해줘서 굉장히 재밌었다. 특히 중국 영화는 거의 제주도에서 80% 정도 를 찍어서 휴양가는 느낌으로 촬영했다. 덕분에 그 당시에 살이 많이 쪘었다. 그래서 공연 끝나자마자 운동량을 늘렸다."

▷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속 김명민과의 차이점은?

"확실히 김명민 선배님이 잘 하셨다. 차이점이라면 그 분이 어떤 느낌이라든지 얼굴 표정으로 많이 끌고 가셨다면, 스킬 적으로는 내가 좀 더 낳은 것 같다. 김명민 선배님은 연륜으로 따져도 최고의 표현력을 갖고 계신다. 지휘 할 때도 굳이 왼 손을 안 써도 되지만, 저는 오른 손과 왼 손을 똑같이 쓰려고 노력했다.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내가 그렇게 왼손을 쓰려고 하는 이유는 김명민 선배님을 의식해서다. 그 이상을 해내고 싶었다. 얼굴 표정도 중요하지만, 지휘 스킬은 그 이상을 해내고 싶었다. 그래서 연습을 많이 했다. 느낌은 다르겠지만, 그 점에서 차이가 있다."

▷ 올해 KBS 연기대상을 받을 수 있다고 보는지?

"잘 된다면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이번 작품은 전작들보다 할 일이 정말 많다. 지금도 내 악보 가방이 천근만근이다. 다른 사람들보다도 소화해야 할 곡도 많다. 하지만 그만큼 내 시간을 쏟았고, 지휘 피아노 바이올린 연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솔직히 후보에 올려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웃음) 아니라도 상관 없다."

▷ 이번 작품을 통해 꼭 남기고 싶은 것이 있나?

"시청률 불패 신화를 남기고 싶다. 지금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시청률이 안 나오더라. 그래도 나는 이상하게 우리 드라마가 잘 될 것 같다. '내일도 칸타빌레'를 통해 다시 한 번 시청률에 혼을 불어넣고 싶다. 우리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시청률이 올라갔으면 좋겠다. 나도 이게 사실 굉장한 스트레스인데, 잘 됐으면 좋겠다. 나중에 '시청률 1등'이라는 기사가 나왔으면 좋겠다."

[배우 주원. 사진 = 심엔터테인먼트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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