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노 "박태환-쑨양과 대결, 금메달 기대 안 했다"

[마이데일리 = 인천 강산 기자] 일본 수영의 '신성' 하기노 고스케가 일을 냈다. 메이저대회 자유형 종목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다.

하기노는 21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경영 첫날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23을 기록, 쑨양(중국, 1분45초28, 2위)과 박태환(한국, 1분45초85)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기노는 잠시 후 열린 남자 배영 100m에도 출전해 동메달을 따내는 투혼을 발휘했다.

24초71의 기록으로 50m 구간 터치패드를 찍은 하기노는 150m 구간까지 3위에 머물러 금메달은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막판 스퍼트는 그야말로 놀라왔다. 정확히 26초 만에 마지막 50m 구간을 주파했다. 2위 쑨양(26초98)보다 0.98초나 빨랐다. 결과는 대역전 우승이었다. 예선이 끝난 뒤 "박태환의 경기까지 보고 나왔는데 정말 잘하더라. 기회가 된다면 선의의 경쟁을 해보고 싶다"던 20세 소년의 반란이었다.

박태환도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하기노와 쑨양 모두 축하해주고 싶다. 내가 아시안게임에서 금, 은메달 다 따봤지만 메달 색깔을 떠나 시상대에 같이 설 수 있는 것 자체로 영광이다. 셋이 같이 시상대에 올라갔다는 게 가장 만족스럽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개인혼영에 강점을 지닌 하기노. 자유형 200m가 끝난 직후 배영 100m 종목에 참가하느라 박태환, 쑨양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가하지 못했다. 배영 100m에서 3위를 차지한 뒤에야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자유형 200m 끝나고 바로 경기에 나서 동메달 딴 자체로 만족스럽다"며 "훈련이 충분히 됐기 때문에 200m 배영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박태환과 쑨양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다. 하기노는 "엄청난 두 선수와 경기하게 돼 금메달은 기대하지 않았다. 훌륭한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자체로 기뻤다. 그런데 두 선수 사이에서 이기게 돼 정말 기쁘다. 이 기세를 몰아 400m 자유형에서도 박태환, 쑨양과 경쟁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기노의 통역은 박태환과 쑨양을 '자이언트'라 칭했다.

아울러 "박태환과 쑨양이 원래 기량을 보였다면 나는 금메달 딸 수 없었을 것이다"며 "일단 금메달을 따냈기 때문에 지금 기세를 쭉 이어가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기노 고스케가 금메달을 확정짓고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 인천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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