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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의 2014시즌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윤욱재의 체크스윙]
14-08-2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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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그가 쏘아 올린 것은 홈런이 아니라 전설이었다.

넥센 강정호(27)는 지난 27일 목동 KIA전에서 8회말 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36번째 홈런이자 100타점째를 마크하는 순간이었다.

강정호의 포지션은 유격수. 한국프로야구 역대 유격수로서는 최초로 한 시즌에 30홈런과 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한 최초의 선수로 기록됐다. 프로야구 33번째 시즌 만에 탄생한 진정한 거포 유격수, 그가 바로 강정호다.

이전에도 30홈런을 친 유격수, 100타점을 기록한 유격수는 있었다. 그러나 이를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없었고 30홈런은 1997년 이종범, 100타점은 2003년 홍세완이 기록한 것으로 단 한 차례 뿐이었다.

이처럼 유격수라는 포지션을 갖고 진정한 거포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유격수는 내야의 꽃으로 불린다. 공격보다는 수비가 강조된다. 폭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 등이 요구되면서 안정감까지 갖추면 금상첨화다. 그래서 유격수는 각양각색의 선수를 가장 만나기 어려운 포지션이기도 하다.

한때 메이저리그는 데릭 지터, 알렉스 로드리게스, 노마 가르시아파라, 미겔 테하다 등 화려한 타격까지 갖춘 대형 유격수들이 즐비했지만 요즘엔 그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 조차 이런 선수를 흔히 찾기 어렵다. 올해 눈에 띄는 대형 유격수는 트로이 툴로위츠키 정도. 툴로위츠키는 타율 .340 21홈런 52타점을 기록하다 그마저도 엉덩이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테하다가 2004년 타율 .311 34홈런 150타점을 기록한 이래로 올해까지 10년 동안 유격수로서 30홈런과 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2011년의 툴로위츠키(.302 30홈런 105타점)가 유일하다.

강정호는 공교롭게도 올 시즌을 마치고 해외진출 자격을 얻는다. 구단의 동의를 구해야 하지만 넥센은 강정호의 해외진출에 긍정적이다.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 복수의 구단들이 이미 스카우트를 한국에 파견하고 있는 가운데 강정호의 해외진출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는 그렇게 '거포 유격수'와 기약 없는 이별을 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언제 강정호와 같은 거포 유격수를 다시 만날지는 미지수다. 요즘은 거포 유격수는커녕 거포 유망주 조차 구경하기 힘든 시대다. 야구 팬이라면 강정호의 남은 시즌과 호흡을 함께 해야 한다. 최소 후세에 크게 자랑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얻을 것이다.

[강정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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