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태안군] 안면도자연휴량림 소나무숲

궁궐에 목재를 제공한 숲, 안면도자연휴양림 소나무숲

조선시대 때 전국 282개 지역을 봉산으로 지정해 나라에 목재를 공급했는데 그중 73개가 안면도 지역이었다. 안면도 소나무는 특별히 안면송(安眠松)이라고 부른다. 목재의 품질이 뛰어나 18세기 말 수원성 건설에 필요한 4m³짜리 원목 344그루를 공급했다고 전해진다. 안면도는 대부분 산이 높지 않아 나무를 베어 한강까지 운반하기 쉬운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안면도는 명목상 섬이지만 태안반도와 섬을 잇는 다리가 짧아 섬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여름에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해변이 서쪽에 계속 이어져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안면도를 관통하는 길 주변뿐만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한창 자라는 소나무들을 감상할 수 있다. 기왕이면 안면도를 속속들이 가보고 아직 자연이 제대로 남아 있는 곳을 즐기자.

안면읍에서 남쪽으로 2킬로미터 내려가면 도로를 덮은 소나무들이 보이고 곧 휴양림 입구가 나온다. 높지 않은 서향 구릉지에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소나무들은 수직으로 곧게 뻗어 날씬한 자태를 자랑한다. 25미터의 큰 키를 가진 소나무들 사이로 깔끔하게 포장된 산책로가 언덕 위 전망대까지 이어지는데 도중에 아담하고 깨끗한 산림전시관이 있다. 규모는 작지만 안면도 산림의 역사와 숲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전시관 뒤로 돌아가는 길가에 최근 지은 숲 속의 집들이 나란히 늘어서 있다.

작은 봉우리와 봉우리를 연결한 산책로를 따라가면 전망대가 있는데 그곳에 서면 서쪽으로는 탁 트인 서해바다가 안겨온다. 또한 동남쪽 울창한 소나무숲의 정경은 안면도 솔숲의 백미다. 숲 속에 앉아 솔숲을 지나는 바람 소리와 마음을 활짝 열게 하는 솔향기를 마시면 세상의 소리와 냄새가 모두 사라지는 듯하다. 아침의 환상적인 숲 안개를 보려면 통나무집이나 야영장을 이용한다. 예약은 필수다.

최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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