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세연, 21살 배우 그 이상 짊어진 짐을 말하다 (인터뷰)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벌써 만 4년차 연기자 생활을 하고 있는 진세연(21)은 이제 갓 스무살을 넘겼다. 그동안 맡아왔던 역할이 사연이 많았던 여주인공인터라 많은 사람들은 진세연을 더 성숙하게 보고 있지만 사실 누구보다도 친구들과 놀고 싶고 소소한 일상에서 웃음을 찾는 21살 소녀다.

최근 SBS 드라마 '닥터이방인'(극본 박진우 연출 진혁) 촬영을 마친 뒤 '닥터이방인' 영화 촬영까지, 그는 약 5개월 이상 송재희와 한승희라는 인물로 숨가쁘게 살아왔다. 최근 그를 만나, '닥터이방인' 종영소감을 묻자 "다른 작품이 끝날 때와 똑같이 홀가분한데 아쉬움이 더 큰 것 같다. 집에 못 들어간 적이 더 많았는데 그만큼 잠을 못자도 더 열심히 해볼걸, 하는 마음이 있었다"며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감격시대' 종영 후 곧바로 '닥터이방인' 촬영에 들어갔다. '닥터이방인'을 통해 달라진 점을 묻자 "팬들이 많이 생겼다"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팬들도 많이 생기고, 다른 때와 다른 모습들을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며 "특히 중학생 팬들이 생겼다. 최근 팬사인회를 했는데 중학생 팬이 사인을 받으러 왔더라. 그 나이대에는 화려하고 예쁜 걸그룹을 좋아할 때인데 나를 좋아해준다고 해서 좋았다"고 전했다.

▲ "송재희·한승희, 헷갈렸지만 재미있는 경험"

진세연은 '닥터이방인'에서 박훈(이종석)의 첫사랑 송재희와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 한승희로 1인2역에 분했다. 극의 중심을 이끌어갔던 이종석만큼이나 그의 옆에 항상 있어야 했던 진세연은 첩보와 멜로, 메디컬 등 복합장르인 '닥터이방인'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그는 송재희로 살았던 삶에 대해 "정말 좋았다. 밝고, 편하게 임했던 것 같다"며 "웃는 신도 많았고, 박훈에게 있어서 사랑스러워 보여야 하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많이 부각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닥터이방인'에 처음으로 진세연이 등장했을 당시, 그는 북한에서 태어나고 자란 송재희에 완벽 싱크로율을 보여야 했다. 특히 북한 사투리 구사가 중요한 상황인지라, 그는 촬영 전부터 북한말을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진세연은 "내가 해야할 북한 사투리는 귀엽고 통통 튀어야 해서 그 점이 어려웠다. 생각보다 우리말과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더라"며 "정말 자연스럽게 표현해야 해서, 처음에는 부끄럽고 오글거렸다. 하지만 북한말을 알려주신 선생님이 촬영을 할 때 있었는데 인정을 해주셨다. 다른 배우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진세연만의 느낌이 나서 좋았다고 하시더라"고 밝혔다.

진세연이 극 중 연기한 캐릭터는 1인2역으로, 시청자들에게 극 중반부 큰 혼동을 준 인물이었다. 송재희인지 한승희인지 알 수 없었던 상황에서 헷갈리게 만드는 발언들과 정황이 도처에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연기했던 진세연은 "나도 헷갈린 점이 있었는데, 진혁 PD님이 초반에는 그냥 다른 사람인 것처럼 하라고 했다. 그냥 아예 다른 사람인 것처럼 해서 쉬웠다"며 "그런데 장석주(천호진)가 배 수술자국을 본 후에 옷을 입고 있고, '박훈 참 불쌍하구만'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 것들이 나를 잡아줬다"고 전했다.

진세연은 다소 힘들었던 '닥터이방인' 촬영 속에서도 "얻어진 결과물이 좋아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21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배우로서 성숙한 마인드가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 겹치기 출연논란 "속상한 점 있었지만 감수해야…"

당시 겹치기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사실 이는 방송국의 편성 조정에 따른 것으로, 진세연의 잘못이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 진세연의 겹치기 논란에 촬영장에서도 민폐가 됐다는 여러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다소 부풀려진 이야기에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진세연은 "속상한 점이 없지 않았다. 사실이 아닌데 기사가 안 좋게 나서, 진세연 배우가 없어서 촬영을 못했다는 보도를 접했을 때는 억울했다"며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한 답답함은 있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 피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니까 그런 점은 감수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진세연에게 4년차 배우가 된 소감을 물었다. 진세연은 "하면서도 모르겠고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연기에 대해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연기란게 그런 것 같더라. 대본을 볼 수록 모르겠고 새로운 감정들이 생각난다. 물론 지금은 촬영을 하면서 경험을 쌓고 나이도 먹으니까 처음보다는 감정이 성숙된 느낌"이라며 배우로서 커리어를 쌓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래도 내 스스로는 많이 성숙됐다고 해도, 내가 맡은 캐릭터에 비해서는 깊지 못한 것 같다. 특히 목숨을 걸고 한 사람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였던 이번 한승희 캐릭터나 KBS 드라마 '각시탈' 목단 역할 등은 그런 캐릭터의 아픔을 표현하기 위해 많이 연습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각오를 다졌다.

▲ "배우는 꿈도 못 꿨는데, 이제는 최고의 꿈"

1시간 남짓 이야기를 나눈 진세연은 작품에서 비친 이미지와 달리 매우 밝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실제 성격에 대해 진세연은 "또래 친구들랑 있으면 장난도 많이 치고, 크게 보자면 지금까지 나왔던 드라마들에서의 차분한 성격도 있는 것 같다. 매일 아련하고 청승맞지는 않는다"며 큰 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에 진학중이다. '닥터이방인' 촬영으로 3학년 휴학 중인 그는 오는 2학기 복학을 앞두고 휴식차 방학을 즐기고 있다. 진세연은 방학 계획에 "일단 방학 때는 좀 쉬면서 여행도 다녀오고 2학기 때는 학교를 열심히 다니려고 한다"며 작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약 4~5년 동안 배우로서 매달린 진세연은 학창시절의 아쉬움이 없을까. "워낙 즐기면서 촬영을 했기 때문에 그런 추억들이 너무 좋은 것 같다. 힘들었다면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었겠지만, 매번 촬영장에서 즐겁게 지내서 다른 친구들이 겪지 못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오히려 좋았다"고 당찬 모습을 보였다.

배우로서 확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원래 배우가 꿈이었느냐고 물었다. "아니었다. 내가 배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중학교 때 한창 때는 가수를 좋아하는 학생이었고, 배우는 그저 다른 세계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멋있다는 생각도 많이 했는데, 이제 내가 배우가 되서보니, 직업으로서 잘만 한다면 좋은 직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진짜 배우가 되는 것이 최고의 꿈이라고 덧붙였다.

올 하반기 진세연은 잠시 휴식기를 가질 예정이다. '닥터이방인' 촬영 당시 영화와 드라마 등 후속작 제안이 있었지만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 일차 목표였다. 진세연은 "8월에는 부모님, 오빠와 함께 가족여행을 갈 생각이다. 조금은 비워내고 쉬면서 새로운 작품, 새로운 캐릭터를 맞이하겠다"며 배우로서 강한 포부를 전했다.

[배우 진세연.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