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열전5' 두번째 작품 '프라이드', 오종혁·이명행 등 출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연극열전5' 첫 번째 작품 '사랑별곡'에 이어 두 번째 작품 '프라이드(The Pride)'가 한국 초연 무대를 갖는다.

배우 출신 알렉시 캠벨(Alexi Kaye Campbell)의 작가 데뷔작인 연극 '프라이드(The Pride)'는 2008년 영국 내셔널 씨어터(National Theatre) 초연,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는 뛰어난 작품성으로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비평가 협회, 존 위팅 어워드,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드 등 공신력 있는 시상식을 휩쓸었다. 2010년 뉴욕 MCC 씨어터로 진출, '위키드'의 조 만텔로가 연출을 맡고 영화 '향수'의 벤 위쇼, '한니발'의 휴 댄시 등이 출연하며 대중적인 사랑까지 얻었다.

연극 '프라이드(The Pride)'는 1958년과 2014년을 넘나들며, 각각의 시대를 살아가는 성(性)소수자들이 사회적 분위기와 억압, 갈등 속에서 사랑과 용기, 포용과 수용 그리고 자신을 지지해 주는 이들과의 관계를 통해 정체성과 자긍심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성(性)소수자라는 특정한 인물들을 그리고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은 스스로에게 물었을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먹먹한 울림을 선사한다.

이번 '프라이드(The Pride)' 한국 초연은 연극, 뮤지컬 구분 없이 공연계에서 가장 왕성히 활동하는 배우 이명행, 김소진, 최대훈, 김종구, 정상윤, 김지현, 오종혁, 박은석이 출연한다. 여기에 뮤지컬 '카르멘', '구텐버그', '심야식당', 연극 '환상동화' 등에서 다양한 무대 매커니즘에 따뜻한 감성까지 담아내는 김동연이 연출, 연극 '모범생들'의 작가 지이선이 각색을 맡아 최고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남과 다른 삶은 인정되지 않던 시대 1958년, 그리고 어느 정도의 차이는 인정되는 2014년 현재. 각각의 시대를 살고 있는 필립, 올리버, 실비아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인 듯 보이지만 작품은 '목소리', '잠 못 드는 밤', '침묵' 등의 수 많은 은유와 암시를 통해 두 시대를 극도로 치밀하게 연결해 놓았다. 이러한 계획적인 복선들이 촘촘히 얽혀 하나로 이어지면서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역사를 만들고 마침내 자신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찾아간다.

연극 '프라이드(The Pride)'는 이러한 흥미로운 구조 속에 1958년,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필립’과 자신을 인정하는 올리버, 2014년 스스로에게 당당한 필립과 그 누구보다 자유로운 듯 하지만 트라우마를 가진 올리버, 두 시대 모두 그들을 인정하는 실비아와의 관계를 통해 결국 '나는 누구인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연극 '프라이드(The Pride)'는 단순히 성(性)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긍심이야 말로 행복한 삶의 근원이라는 보편적 메시지를 가슴 아프지만 따뜻하게 전하고 있다.

최근 공연계의 가장 핫한 8인의 배우들과 함께 '프라이드(The Pride)' 한국 초연을 만들어 낼 연출가는 김동연이다. 대형뮤지컬부터 소극장 연극까지 장르와 규모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한 작품활동을 해온 김동연 연출의 작품들에는 일관되게 '폭력과 평화', '인간소외'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들이 어렵지 않게, 더 나아가 따뜻하게 녹아있다.

다루기 힘든 소재와 쉽지 않는 주제를 지닌 '프라이드(The Pride)' 또한 무대 위 배우들과, 객석의 관객 모두에게 가슴으로 남는 작품이 되리라 기대되는 이유다. 또 연극 '모범생들', '내일 공연인데 어떡하지' 등으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 지이선이 각색으로, 뮤지컬 '스팸어랏', '애비뉴Q' 등으로 주목 받은 김수빈이 번역으로 참여해 1950년대와 현재, 작품의 시대적 차이로 인해 달라지는 캐릭터의 성격과 그에 맞는 언어를 섬세하게 살려내 한국 관객들의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킬 예정이다.

연극 '프라이드'는 오는 8월 16일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연극 '프라이드' 포스터. 사진 = 연극열전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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