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변수’ 유재학호 최종엔트리, 여전히 안개 속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여전히 안개 속이다.

스페인 월드컵, 인천 아시안게임에 나설 남자농구대표팀 12인 최종엔트리가 애런 헤인즈 합류불발 속에서도 여전히 윤곽이 잡히지 않는다. 물론 현 시점에서 12명이 딱 맞아떨어질 필요는 없다. 적절한 선의의 경쟁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15명 내외를 진천선수촌에 소집한 이유. 그런데 현재 흐름만 놓고 보면 경쟁보다는 부상 변수가 더 크다. 때문에 대표팀 분위기가 완전히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있다.

유재학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이미 김태술(KCC)과 윤호영(동부)을 소속팀으로 돌려보냈다. 김태술은 무릎, 윤호영은 발가락 부상이 있다. 어차피 정상적 훈련이 되지 않는 상황. 굳이 진천에서 재활할 이유는 없다. 남자대표팀에 필요한 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 지금 갖춰진 멤버 조합 속에서 최대한 조직력을 맞추고, 그 결과에 따라 최종엔트리를 선별하는 작업이다. 부상자를 마냥 기다리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 김태술 OUT 이대성 IN

가드진에 변화가 생겼다. 김태술이 빠진 대신 이대성이 정상적으로 합류했다. 유재학 감독은 최근 전화통화서 “이대성의 발목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곧 훈련에 합류할 것”이라고 했다. 이대성은 지난 2월 덩크슛을 한 뒤 착지를 하면서 왼쪽 발목을 다쳤다. 이후 포스트시즌서 간헐적으로 모습을 드러냈으나 줄곧 재활에만 임했다.

김태술이 빠지고 이대성이 합류한 가드진. 겉으로는 큰 변화가 없다. 양동근 김민구 김선형 등 지난해 대표팀서 유 감독의 지도를 받은 선수들이 여전히 주축. 다만, 김태술은 현재 대표팀 가드들 중에서도 시야와 패싱센스가 가장 뛰어난 편이라 아쉬운 대목이 있다. 한편으로 이대성의 수비력은 유 감독이 가장 잘 아는 부분.

유 감독은 “공격적인 수비”를 컨셉으로 잡았다. 기본적으로 가드들이 수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 이대성의 정상 합류로 훈련 밀도는 더욱 높아졌다. 김태술도 향후 몸 상태에 따라 대표팀 재합류가 결정될 전망. 1번을 볼 수 있는 가드만 약 5명. 김태술의 몸 상태와 훈련 경과에 따라 최종엔트리서 탈락할 선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 윤호영 OUT 문태종-최진수-오세근 IN

포워드와 센터에도 변화가 있다. 일단 유 감독이 추가로 대표팀 합류를 요청한 문태종이 정상적으로 진천에 들어왔다. 유 감독은 “몸 상태는 좋아 보인다”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헤인즈 합류가 불발된 상황에서 문태종 합류는 의미가 크다. 문태종은 2011년 아시아선수권대회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대표팀서도 LG서 보여줬던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 워낙 농구 센스가 뛰어난 문태종. 유 감독도 문태종만큼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 눈치.

윤호영이 퇴촌한 상황에서 최진수와 오세근이 8일 진천에 합류한다. 두 사람은 기초군사훈련을 받느라 대표팀 합류가 늦었다. 두 사람 합류는 의미가 크다. 특히 유 감독은 최진수 합류를 기대했다. 유 감독은 “지난해 대표팀에서 운동을 시켜본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해줄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라고 했다. 대표팀에서 특정 선수가 펼칠 수 있는 역량을 정확히 파악해야 전술 전략 구사에 용이하다.

최진수와 오세근이 합류하면 포워드와 센터진이 정비된다. 유 감독으로선 포워드와 센터들이 보여줄 수 있는 수비력 최대치를 가늠할 수 있다. 유 감독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필리핀과의 준결승전 패배를 가장 아쉬워한다. 유 감독은 “2대2 공격에 우리 빅맨들이 당했다. 페이크 몇번에 그대로 속아 레이업슛을 내줬다”라고 했다. 수비자를 바꾸는 상황서 빅맨들이 외곽에서 필리핀 가드를 옳게 막지 못했다는 의미. 4~5번 역할을 해야 할 최진수, 장재석 등 새롭게 대표팀에 합류한 자원들의 외곽 수비력이 관건이다.

▲ 이승준 합류 기대하지 않는다

유 감독은 대표팀 소집 첫날 당시 “이승준 합류 가능성을 농구협회에 물어봤다”라고 했다. 이승준은 지난 시즌 막판 아킬레스건 부상을 입었고 수술까지 받았다. 당연히 이승준은 예비엔트리 24인에도 선발되지 못했다. 그러나 당시 유 감독은 헤인즈 합류가 불발된 상황에서 이승준의 몸 상태가 썩 나쁘지 않다면 대표팀 전력강화를 위해 진천에 불러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유 감독은 현 상황에선 이승준에게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 아킬레스건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이승준이 대표팀에서 활용 가능할 수준으로 단기간에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건 어렵다고 본다. 유 감독은 “이승준 합류를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사실상 어렵지 않겠나”라고 아쉬워했다.

결국 최종엔트리 경쟁 구도는 매우 복잡해졌다. 이대성 문태종 오세근 최진수가 합류한 상황. 김태술 윤호영 합류는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이승준 합류 가능성은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 7월 말 공익근무요원 생활을 마치는 하승진 합류 가능성도 열려있다. 여전히 변수가 많은 최종엔트리 선정 과정. 이달 말 진천에서 진행하는 브리검영대학, 일본과의 연습경기, 7월 중순 뉴질랜드 전지훈련이 끝나야 윤곽이 잡힐 것 같다.

[유재학호.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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