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하차논의…9주년 '무도' 최대 위기 만났다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지난 9년 간 수많은 위기를 넘겨온 MBC '무한도전'이지만 이번 힙합듀오 리쌍 멤버 길의 음주운전 파문만큼은 극복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길은 22일 밤 12시 30분께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인근에서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당시 혈중 알코올농도는 0.109%로 알려졌다.

23일 오전 길의 소속사인 리쌍컴퍼니가 "적절하지 않은 행동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켜 팬들과 그간 사랑해준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며 사과의 뜻을 밝힌 가운데, 그가 출연 중인 MBC '무한도전' 팀의 향후 대응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길은 지난 2009년 '무한도전'에 합류한 이후 횟수로 6년 째 멤버로 활약해왔다. 우선 '무한도전' 제작진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 모두가 슬픔과 무력감에서 벗어나기 힘든 시기에 좋지 않은 뉴스를 전해드린 점,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제작진은 관련 사실을 확인 중이며, 이후 후속 조치 또한 신속히 논의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며 신속한 후속조치를 약속했다.

그간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구설수나 지난 2012년 '슈퍼7' 콘서트 논란으로 인한 길의 하차선언 등 위기를 겪으면서도 끝내 낙오하는 멤버 없이 대열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가수 하하가 공익근무로 자리를 비운 2년 간 그의 합류를 기다린 멤버들의 이야기는 9년을 함께 해 온 이들의 끈끈한 정을 증명하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런 '무한도전' 팀도 이번만큼은 멤버 하차 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음주운전이 적발된 다수의 연예인은 논란 후 일정기간의 자숙을 가져왔고, 특히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애도 분위기에 빠져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발생하며 여론 또한 길에게 차가운 상황이다.

길의 음주운전 사실이 보도된 23일은 공교롭게도 지난 2005년 첫 방송된 '무한도전'이 9주년을 맞이하는 날이었다. 예능프로그램으로 결코 쉽지 않은 9년의 역사를 만들어 낸 이 날, '무한도전' 팀은 가장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힙합듀오 리쌍 멤버 길(첫 번째)과 '무한도전' 출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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