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 "태어나 이렇게 열심히 살았던 적 있나…뿌듯하다" (인터뷰)

[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남성그룹 엠블랙 지오는 어떻게 뮤지컬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

지오는 최근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바람의 나라 무휼’ 호동 역으로 캐스팅됐다. 뮤지컬 ‘서편제’에 이어 공백기 없이 새로운 작품에 임하게 된 것. 특히 연달아 이지나 연출의 작품에 출연하게 되면서 ‘이지나의 남자’ ‘이지나의 페르소나’라는 애칭까지 듣고 있다. 지오가 뮤지컬 흥행 보증수표라 불리는 연출가 이지나의 눈에 든건, 그가 그만큼 실력과 인성을 갖춘 인재로 인정받았다는 소리다.

이지나와 지오는 지난 2012년 뮤지컬 ‘광화문 연가’로 인연을 맺었다. 지오가 출연한 뮤지컬 세편 모두 이지나의 작품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두터운 신뢰가 바탕이 돼 있다는 걸 입증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지오는 “이지나 연출님은 착실하고 의지가 강한 친구들에게 기회를 주는 분이시다. 그래서 내가 가지는 사명감도 크고 그만큼 부담감도 더하다. 사실 이지나 연출님은 내게 욕도 하시고 솔직하게 모든 것을 말씀해 주신다. 아이돌 활동의 수명이나 특성에 대해 직접적으로 얘기해 주실 때는 충격적이기도 했고 상처도 받았는데 생각해보니 전혀 틀린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 감사드린다. 이지나 연출님은 아이돌이라는 편견 없이 열심히 하면 다 사랑해주신다”고 설명했다.

지오는 연출가 이지나 덕분에 서울예술단 멤버들과 일하는 기회까지 얻게 됐다. 이는 단순히 대작에 참여하느냐, 마느냐 등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서울예술단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국립예술단체인 만큼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감히 넘볼 수 없는 자리다. 쉽게 숟가락을 올렸다간 뭇매를 맞기 십상이다.

지오는 “서울예술단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나 역시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 어찌보면 나라에 소속된 대단한 분들인데 외부인인 나를 안좋게 본다기보다 너무 반갑게 맞아주시고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감사드릴 따름이다. 대면식때부터 지금까지 잘 대해주셔서 기쁘게 생활 중이다. 인생을 살면서 한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가 내게 왔다는 사실이 그저 뿌듯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일부 아이돌의 경우 뮤지컬 무대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봤다가 관객들이나 관계자들에게 욕을 먹고 혼쭐이 난 일이 여러번 있었다. 그러나 지오는 그들과 다르게 끊임없는 극찬을 받았고 지속적인 러브콜까지 받을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지오는 “놀랍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다만 자세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참여하는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려면 자주 나가서 다른 분들의 기운을 받고 에너지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꾸준히 연습실에 나오는 걸 의무라고 생각했다. 배우들의 땀냄새를 느끼는 게 너무 좋고, 이제 악기 연주 소리가 아무리 커도 시끄럽지 않다”고 말했다.

지오는 데뷔 후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활동 중이다. 최근 엠블랙의 미니앨범 ‘남자답게’ 활동을 마무리했고 현재 ‘서편제’ 동호 역으로도 출연 중이다. 여기에 ‘바람의 나라’ 연습까지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6월에는 엠블랙 남미 투어도 예정돼 있다.

이와 관련해 지오는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지내니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태어나서 이렇게 열심히 살아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다. 예술의 전당에서 내가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지오는 뮤지컬 배우로서의 행보를 꾸준히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솔로 가수보다는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싶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 이유와 관련해서는 “연예계의 부조리함과 부당함을 보고 듣고 또 직접 경험하면서 너무 힘들었다. 다들 열심히 하는데 그것과 무관하게 우리를 방해하는 무언가가 꼭 존재한다. 그래서 나만 잘하면 되는 곳에서 일하고 싶은 욕심이 크다. 나를 제외한 모든 분들이 너무도 잘하기 때문에 내가 실수하면 모든 게 다 망가지고 그분들까지 욕되게 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최대한 그런 일이 없도록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한편 지오가 출연하는 창작가무극 ‘바람의 나라_무휼’은 오는 5월 11일부터 20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전쟁과 권력이라는 지상의 길을 통해 ‘부도(한 국가가 나아가야 할 이상향)’를 향해 가는 고구려 3대 대무신왕 무휼과 상생과 평화라는 하늘의 길을 바라보는 아들 호동의 ‘부도’가 충돌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지오가 맡은 호동 역은 유약하지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고 따듯한 마음을 가진 캐릭터다.

[엠블랙 지오. 사진 = 서울예술단]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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