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선물-14일', 시청률보다 중요했던 실험 정신 [종영특집②]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들이 입을 모아 말했던 시청률보다 중요했던 실험 정신이 통했다.

22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극본 최란 연출 이동훈) 마지막회(16회)에서는 기동찬(조승우)이 한샛별(김유빈)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죽음을 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수현(이보영)은 딸을 다시 품에 안았지만 함께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갔던 친구를 잃는 엔딩을 맞았다.

'신의 선물-14일'은 방송 내내 장르물의 놀라움을 입증했다. 호불호가 갈릴만한 소재를 택했고, 극 전개 방식 또한 여타 드라마와 달랐다. 김수현의 딸 한샛별(김유빈)이 죽기 14일 전으로 돌아가는 타임워프라는 소재가 신선했다. 타임워프 된 사람이 김수현과 기동찬, 단 두 사람이었기에 타임워프의 이유까지도 궁금증을 부러 일으켰다.

하지만 사실 '신의 선물-14일'은 시청자들이 꺼려하는 유괴와 살인 등을 소재로 해 다소 불편함을 예고했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장르를 개척하며 호평 받아온 SBS는 이번 역시 소재의 다양성, 과감한 실험을 택했고 이는 곧 작품성으로 이어졌다.

다소 시청률은 미비했다. 경쟁 드라마인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먼저 시작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기에 수치상으로는 활약하지 못했다. 동시간대 2위 자리를 지키긴 했지만 대부분 한자릿수 시청률이었고, 시청률로 평가되는 것이 방송이기에 '신의 선물-14일'의 시청률은 다소 안타까웠다.

하지만 '신의 선물-14일'에서 시청률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로지 실험 정신이 우선이었다. 이는 배우들도 방송 전부터 강조했던 부분. 제작발표회 당시 모든 배우들이 시청률보단 작품성에 더욱 초점을 뒀다.

첫방송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이보영은 "시청률은 기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런 소스에 열광하는 매니아들이 있다는 것이 고맙다"며 "조승우와 의견이 맞았다. 신선하고 실험적인 드라마다. 저희가 좋아하니 열광적으로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중요하게 생각하는건 캐릭터다"고 밝혔다.

조승우 역시 "시놉과 대본을 보게 됐는데 새로웠다. 드라마는 잘 모르지만 월화에 이런 소재, 이런 장르의 드라마를 SBS에서 한다고 해서 좀 놀랐다"며 "요즘 시청률 경쟁 속에 시청률 잡기에 급급한 상황임에도 불구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소재를 정면으로 밀어붙이는게 작가님과 감독님이 멋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김태우는 "드라마 구조가 굉장히 새로웠고 새로워서 걱정됐던 것은 시청자들에게 혹시 낯설게 다가가지 않을까 우려 정도다. 개인적으로 새로운걸 좋아해 그런 작품에 동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는 배우들의 실험 정신은 제대로 통했다. '신의 선물-14일'은 머리 쓰는 드라마였고, 온갖 추측이 난무함에도 이같은 예상들이 반가웠다. 숨겨진 복선을 찾는 재미, 또 다른 이야기를 예상하는 재미가 시청자들을 흥미롭게 했다.

결말이야 모든 드라마가 시처아들을 모두 만족시키진 못한다.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것이 모든 드라마가 가져야할 숙명이다. 때문에 '신의 선물-14일'에서 더욱 중요하게 볼 것은 바로 이 실험 정신이다.

시청자들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한 드라마도 중요하지만 분명 현재 한국 드라마에 필요한 것은 실험 정신이다. 안정성을 택하기보다 과감한 시도가 드라마 전체의 발전을 돕는 것이다.

['신의 선물-14일' 마지막회. 사진 = SBS 방송 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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