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멀티히트’ 홈런 치고도 찜찜한 추신수의 하루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추신수로선 찜찜한 하루였다.

22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버스톡닷컴 콜리세움. 텍사스가 오클랜드와의 원정 3연전을 시작했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2위를 다투는 상황. 반드시 오클랜드의 기세를 꺾을 필요가 있었다. 텍사스는 일본인 에이스 다르빗슈 유가 선발출격했다. 한국인 톱타자 추신수와의 투타 의기투합이 필요했다.

추신수는 1회 첫 타석에서 오클랜드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에게 볼카운트 2B2S서 직구를 공략해 우월 솔로포를 날렸다. 6경기 연속 안타이자 4일만에 나온 시즌 2호 홈런. 다르빗슈로선 마운드에 오르기도 전에 어깨가 가벼워질 수 있는, 너무나도 반가운 한 방이었다. 다르빗슈는 추신수의 도움 속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해냈다. 2승에는 실패했지만,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던 걸 감안하면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

정작 경기 막판 아쉬운 건 추신수였다. 3-3으로 팽팽하던 7회말. 추신수는 오클랜드 왼손투수 페르난도 아바드에게 볼카운트 2B2S서 느린 3루 땅볼을 때렸다. 추신수는 전력 질주했다. 1루 베이스를 힘차게 찍었다. 1루심의 판정은 세이프. 내야안타.

그러자 오클랜드가 즉각 비디오 판독 신청을 했다. 올 시즌부터 시범 도입된 메이저리그 비디오 판독은,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을 제외한 13가지의 케이스의 판정에 활용될 수 있다. 세이프와 아웃은 당연히 비디오 판독 대상이 된다. 각 팀은 경기당 1차례 사용할 수 있으며, 비디오 판독으로 판정이 뒤집힐 경우 추가로 비디오 판독 1회 사용권을 얻는다. 다만, 7회 이후엔 심판진의 재량으로 감독의 비디오 판독 신청을 묵살할 수 있는데, 이날 심판진은 오클랜드의 억울함을 받아들였다.

메이저리그 심판 판독은 경기장에 배치된 카메라가 아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있는 뉴욕에서 이뤄진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는 전 경기를 따로 세밀하게 지켜볼 수 있는 장치가 갖춰져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추신수의 타구를 정밀하고 세밀하게 분석했다. 결국 추신수가 1루 베이스를 밟기 직전에 오클랜드 3루수 조쉬 도날드슨의 송구가 1루수 대릭 바튼의 미트에 먼저 들어간 것처럼 보였다. 물론 그 차이는 매우 미세했다. 추신수와 텍사스에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추신수로선 억울하게 안타 한 개를 날렸다.

또 하나. 추신수는 7회말 수비에서 마이클 초이스로 교체됐다. 7회초 타격 이후 1루를 밟는 과정에서 왼쪽 발목에 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다. 추신수로선 안타도 잃고 경미한 부상도 입고 말았다. 2호 홈런을 친 것 치고는 썩 기분 좋지는 않은 하루였다. 그나마 텍사스는 오클랜드에 4-3으로 승리했다. 올 시즌 추신수와 다르빗슈가 동반 출전한 4경기서 텍사스는 전승을 거뒀다.

야구계에 오래 전부터 있었던 우스갯소리. “팀이 져도 내가 안타 치면 화장실에서 볼일보다 남몰래 웃는다.” 야구란 오묘하다. 팀 스포츠이면서도 개인스포츠다. 팀과 개인이 함께 웃으면 가장 좋은데,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추신수로선 팀 승리에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는, 아쉬운 하루였다. 그게 바로 야구다.

[추신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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