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죄 누명' 20년간 산 허리케인 카터 별세…인종불평등 상징

[마이데일리 = 온라인뉴스팀] '허리케인 커터'란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복서이자 인종 불평등의 상징이었던 루빈 카터가 별세했다. 향년 76세.

영국의 오렌지 뉴스, 美 TMZ 등 외신은 부당하게 살인죄 선고를 받아 20년을 복역했던 전 복서 루비 카터가 전립선암으로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자다가 숨졌다고 당일 보도했다.

그의 오랜 친구이자 병치레를 도운 존 아티스는 '전립선암을 앓고있던 카터가 20일 자던 도중 숨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카터는 지난 1966년 뉴저지주 패터슨市의 한 식당에서 3명의 백인남성을 쏴죽인 혐의로 유죄선고를 받아 무려 20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당시 카터와 함께 있던 아티스 같은 혐의를 받아 수감됐다. 하지만 이 사건은 둘이 총을 쐈다는 목격자, 즉 결정적 증거도 없이 재판이 진행됐으며, 두사람은 끈질긴 호소와 대중 청원에 의해 20년 가까이 지난 1985년에야 무죄 석방됐다.

그의 고난은 인종 불평등의 국제적 상징이 되었고, 카터가 수감중이었던 1975년 밥 딜런이 영감을 받아 노래 '허리케인'을 만들었다. 또한 덴젤 워싱턴은 루빈 카터의 고난을 이야기로 해 노만 쥬이슨 감독이 영화화한 '허리케인 카터(The Hurricane)'에서 카터 역을 맡아 이듬해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올랐다.

미들급이었던 카터는 27승 12패 1무의 복서 전적을 가졌지만 타이틀은 한번도 따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963년 당시 2체급 보유자인 에밀 그리피스를 1라운드에 이긴 것은 역사적인 경기로 남았다.

카터는 지난 2011년 PBS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3번의 종신형을 선고했지만, 난 포기하지 않았다. 12명의 배심원들은 잘못된 정보를 받고있으며, 그들이 날 죄인으로 보더라도 나를 죄인으로 만들 수는 없다. 왜냐하면 난 죄가 없기 때문이다. 난 죄인취급 받기 싫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 캐나다 터론토로 이사해 1993년부터 2005년까지 그곳에서 '부당 유죄선고자를 위한 방어 협회(the Association in Defence of the Wrongly Convicted)'에서 전무이사로 일했다.

[사진 = 허리케이 카터 역을 맡고 열연중인 배우 덴젤 워싱턴. (사진 출처 = 영화 '허리케인 카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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