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언니' 이선희, 언제나 소녀로 머물러다오 [夜TV]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전 이제 행복한 순간을 맞이할 준비가 됐고 이제 올 거라 생각해요."

1964년생. 나이가 믿기지 않는 동안 외모와 여전히 힘 넘치는 가창력을 소유한 가수 이선희는 최근 15집 앨범 '세렌디피티'를 발표한 데 이어 토크쇼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그간의 가수 인생을 돌아봤고, 특히 아직 다가오지 않은 앞날의 설렘을 얘기했다.

MC 이경규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입니까?"라고 지난날을 지목했음에도, 이선희는 "전 이제 행복한 순간을 맞이할 준비가 됐고 이제 올 거라 생각해요"라고 현재와 미래를 짚었다.

"인터뷰를 나온 카메라 기자 중 한 분이 '이선희씨 팬이었어요' 했을 때, 어디선가 사진 작가 분이 '사실 누나, 나 옛날에 팬이었는데 누나 촬영한다고 해서 장롱에서 앨범 찾아왔어요' 할 때, 이런 기쁨들을 곳곳에서 만나고 있어요. 되게 설레요"라고 행복의 이유를 밝힌 이선희의 표정은 역시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녀처럼 순수하게 빛났다.

까마득한 후배 가수 백지영은 '힐링캠프'에서 처음 만났다. 이선희가 백지영을 '힐링캠프'에 부른 건 그야말로 '팬심'이 컸다. "오늘 처음 봤어요"라며 이선희는 "대면하는 건 처음이지만 콘서트도 갔어요. 지영씨 노래를 너무 좋아해서 가서 봤어요"라고 소녀 같이 고백해 후배 백지영을 감격하게 했다. 콘서트 표도 직접 구입했다고 했다.

"지영씨가 노래를 할 때는 진심이 있고 심금을 울리는 소울이 있어요"라고 칭찬한 이선희는 백지영의 히트곡 '사랑 안해'를 불러보였다. 이선희만의 탁월한 감수성과 특유의 음색은 '사랑 안해'를 원곡과 전혀 다른 느낌의 곡으로 탈바꿈 시켰는데, 결코 선배 가수가 한 수 가르쳐 줬다기보단 좋아하는 후배 가수를 향한 순수한 동경의 마음이 가득했기에 더욱 아름답게 들렸다.

과거 이선희는 돌연 미국으로 떠나 은퇴설까지 불거진 바 있다. 당시 '난 왜 이렇게 노래를 못하지?'란 고민에 슬럼프가 있었다고 한다. 천하의 이선희가 노래를 못한다고 고민했었다니 믿기지 않는 일이나, '고래사냥'의 가수 송창식을 롤모델로 꼽으며 "3~4분의 가사 안에 이렇게 넓은 세계를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그게 너무 충격이었어요. '나도 언젠가 가사를 쓸 때 나의 3~4분 안에 많고 넓은 걸 담아야지' 했어요"라면서 데뷔 30년이 넘어도 여전히 가수로서 도약을 꿈꾸는 걸 보면 십분 지난 고민이 이해도 된다.

데뷔해 '언니부대'를 최초로 만든 이선희다. 여전히 그의 팬들이 "언니!"라고 외치는 것처럼 앞으로도 소녀 같은 감성으로 노래해주길 소망해본다.

[가수 이선희.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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