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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당 없는 밀애(密愛) ‘밀회(密會)’ 유아인[김민성의 스타★필]
14-04-0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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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feel)]

밀회(密會)의 사전적 의미는 남모르게 모이거나 만남, 특히 남녀의 은밀한 만남을 이른다. 몰래 만나야 할 남녀라면 사회적, 도덕적으로 공인받지 못하고 지탄받아야 할 관계가 대부분일 것이다. JTBC 드라마 ‘밀회’ 속 김희애-유아인 커플도 그렇다. 스무 살 넘은 연상연하 나이 차는 차지하더라도 김희애는 유부녀에다, 유아인은 남편인 박혁권의 제자이다. 그러나 음악으로 하나 된 두 남녀는 거침없이 빠져들고 있다. 발각되면 삶의 근간까지 흔들릴 수 있는 위험한 사랑을 아슬아슬 이어가고 있다.

이 용감무쌍한 사랑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유아인의 섬세한 연기력이다. 누나뻘을 넘어 이모뻘 되는 김희애와의 밀착 신이 가슴 떨리는 것은 그의 진심이 담긴 연기가 일조한다. 단순한 육체적 끌림이 아닌 정신적 교감, 상대에 대한 맹목적인 경외감까지 내비친다.

사실 유아인이 ‘밀회’에서 분한 이선재라는 인물의 외적 조건은 고단한 생활고에 갇힌 반항아적 기질이 강한 인물로 그동안 유아인이 주로 맡아온 역할들과 비슷하다. 영화 ‘완득이’ 속 완득이와 ‘깡철이’ 속 강철이, 드라마 ‘패션왕’ 속 강영걸이 그러했다. 불후한 처지에서 쎈 척하며 역경을 이겨내고 어느새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하는 그런 인물형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선재는 실업계 고등학교에 다니며 퀵서비스 배달을 하는 고단한 처지에서 음악천재라는 비상한 재능으로 일신을 도모하기보다는 자신의 재능을 발견해준 김희애와의 밀당없는 밀애(密愛)에 더욱 열중하는 인물이다. 스무 살이란 나이답게 거칠 것이 없다. 저돌적인 키스신보다 더 짜릿함과 희열을 느끼게 하는 것은 한 대의 피아노에 나란히 앉아 합주하는 신이다. 피아노라는 매체로 서로 극도의 교감을 나누며 신경 하나하나까지 황홀한 표정은 사랑을 절로 느끼게 한다. 피나는 연습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아노 연주 연기를 보는 것보다 본능적인 이끌림에 황홀경에 이르는 자연스러운 표정이다.

피아노는 연주하는 ‘척’하는 연기지만, 반한 척이 아닌 진짜 반한 얼굴이다. 진심이 가슴 깊이 느껴지기에 잘못된 만남이지만, 시청자들은 어느새 감정이 이입되고, 둘의 사랑을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연기를 기능이 아닌 본능으로 하는 탓이다.

사실 유아인은 말보다 글이 먼저 앞서는 배우다. 연기 외에 자신의 신변잡기를 드러내야 하는 예능이나 인터뷰는 피하는 그는 트위터 등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자신의 의견과 신념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며, 호불호가 갈릴 위험 수위 발언을 여러 번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나친 솔직 화법은 자신에게 해가 되기도 하지만 인간 엄홍식(유아인의 본명)을 여과 없이 보여주기에 그만의 독특한 아우라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밀회’ 속 이선재 또한 그러하다. 자신의 앞길을 열어줄 스승의 아내와 금지된 사랑에 빠지며, 자신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자신에게 솔직하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기에 그 자체로 아름답다. 재능은 충만하지만, 어딘지 모르는 마이너적인 분위기도 비슷하다. 유아인과 이선재의 접점은 거기에 있는 것이다.


연상녀-연하남 커플이 많아지는 현상을 ‘드메 신드롬’이라고 한다. 19세기 초 파리 청년 드메가 연상의 여인에게만 사랑을 고백하고 다녔다는 데서 유래한 말로 드메가 쫓아다녔던 여인 중에는 쇼팽의 연인이면서 소설가였던 조르주 상드도 있었다. 쇼팽에게 상드는 어머니 같은 연인이었다. 자녀를 2명을 뒀던 유부녀였던 상드는 6살 연하 쇼팽의 곁을 10여 년 동안 지키며 그에게 영감을 줬고, 불후의 명곡을 남기게 했다.

밀회 속 두 남녀 김희애와 유아인이 이뤄질지 아니면 결국 이별할지 아직 모른다. 그러나 둘의 만남은 서로의 인생에서 남녀 간의 연모의 감정과 함께 예술적 영감이 되어줄 것은 확실하다. 또한 두 배우의 연기 인생에도 큰 계기가 되어줄 것임도 확실하다.


[배우 유아인. 사진 = JTBC 제공]
김민성, 서울종합예술학교 이사장 www.sa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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