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엄태용의 깨달음 "스프링캠프, 가면 무조건 좋구나"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스프링캠프는 가면 무조건 좋다는 걸 느꼈죠."

51일간의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한화 이글스 포수 엄태용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부상 없이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며 자신감도 몰라보게 커졌다.

엄태용은 지난 6일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제는 제법 여유도 느껴졌다. 그는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일본에서는 말이 안 통했다. 한국 도착하자마자 한국사람과 말하고 싶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지난해 1군 39경기에서 타율 2할 3푼 4리, 홈런 없이 5타점을 기록한 엄태용은 팬들에게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타율은 높지 않았으나 적극적으로 스윙했고,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송구 능력과 블로킹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그는 "일단 포수는 방망이보다 수비가 돼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고, 데뷔 후 처음으로 해외 전지훈련에도 합류했다.

올 시즌 한화의 포수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엄태용을 비롯해 정범모, 이준수, 박노민, 그리고 신인 김민수까지 5명이 주전 포수 자리를 놓고 다툰다. 포수조는 훈련이 한창이던 지난 1월에도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한화 포수 중 100경기 이상 나선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정범모(88경기) 외에는 50경기 이상 나선 선수조차 전무했다. 확실한 주전 포수가 없었다는 얘기다. 한화 포수로서 100경기 출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엄태용이 '부상 없이 100경기 출전'을 목표로 설정한 이유다.

김응용 한화 감독도 엄태용에게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 "엄태용이 블로킹과 송구가 좋다"고 칭찬하면서도 "아직 상대 약점을 파고드는 게 부족하다. 경쟁을 통해 볼 배합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혹여 엄태용이 자만심을 갖지 않도록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쓰고 있다. 그러다가도 "(엄)태용이, 네가 최고라고 생각하지?"라고 물으며 자신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엄태용은 "캠프는 '가면 무조건 좋구나'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많은 의미가 내포돼 있었다. 올해로 3년차인 엄태용에겐 1군 선배들과 함께한 첫 스프링캠프라는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그는 "훈련이 힘들기는 했지만 첫 1군 스프링캠프였고, 겨우내 동료들과 손발을 맞춘다는 게 의미가 컸다. 전체적으로 좋았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엄태용은 "목표는 항상 똑같다. 부상 없이 1군에서 100경기 이상 출전하는 것이다"며 각오를 다졌다. 다음날인 8일 SK 와이번스와의 시범경기부터 더욱 치열한 경쟁에 돌입할 엄태용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한화 이글스 엄태용.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